-
점차 열기가 더해지고 있는 한나라당 당권경쟁은 이재오 원내대표와 강재섭 의원의 양강구도 속에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과 당내 초재선 의원그룹인 미래모임이 내세울 단일후보가 큰 변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물은 강창희 위원장 외에 이규택 최고위원, 이방호 정책위원장. 여기에 국가발전전략연구회 대표 심재철 의원, 여성당원과 친박세력의 지지를 기대하는 전여옥 의원 등이 곧 가세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나라당은 내달 11일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한다."저는 대선 패배라는 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 지 뼈저리게 느껴봤습니다. 5선 국회의원으로서 당 부총재, 최고위원, 원내총무, 사무총장 등 당 요직을 두루 지냈으며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 내각 경험도 해봤습니다. 이제 조금의 욕심도 없이 모든 정치역량을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걸고자 합니다."
'충청권 대표주자'로 오는 7월 최고위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은 19일 뉴데일리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자신이 출마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정권창출'이라는 대명제에서 찾았다. 5선 의원을 거친 그는 "충청권 통합을 이뤄 정권교체의 길잡이가 되겠다"며 "30여년간 쌓아온 모든 정치역량과 열정을 정권창출에 바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강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겪은 두번의 대선 패배를 '충청 표심을 얻지 못한 결과'로 분석한 뒤,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충청권에서의 상승세를 내년 대선까지 이어가야 집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강 위원장은 또 "현직 의원들은 의정활동과 지역구 관리 등 해야할 일이 너무 많은 까닭에 대선승리에 대한 절박함을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두번의 낙선을 경험한 원외인사로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은 채, 오직 정권창출만을 위해 대전과 충남북 나아가 호남권까지 발로 뛰며 통합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유력한 당내 대권주자들이 영남권 출신 일색이란 점에서 당 지도부만큼은 지역균형을 맞춰야한다는 지적도 강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하게된 이유 중 하나다.
오랜 국회 경륜과 다양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선거에 나선 강 위원장은 "2007년 정권창출을 염원하는 당원들에게 '왜 강창희가 필요한지, 어떤 역할을 해낼 것인지' 논리적으로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충청권의 든든한 지역기반과 함께 '1인 2표 연기명'방식의 투표방식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 위원장과 정치적 인연이 깊은 강재섭 의원과의 연대도 예상된다. 강 위원장은 지난 2002년 5월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입당 6개월여만에 서청원 대표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충청 표심을 얻지 못해 한나라당이 과거 두번 대선에서 패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보여주었듯 충청권은 이제서야 한나라당에 관심을 갖고 뭔가 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민심을 잘 이끌어 충청권이 대선승리에 기여토록 하겠다는 정치적 소명을 갖고 출마를 결심했습니다"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이번 대전시장 선거에서 대역전극을 이뤄낸 강 위원장은 "충청권이 이제 막 한나라당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충청지역 민심을 전했다. 그는 "충청권은 과거 97년 대선에서는 DJP연합이라는 인물간의 결합에 지지를 보냈으며, JP의 정계은퇴로 인해 인물이 사라진 2002년 대선과 17대 총선에서는 행정수도이전이라는 정책을 선택했다"면서 "그러나 내각제 개헌 약속을 어긴 DJ정권과 민심과 동떨어진 노무현 정권을 경험하면서 민심이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전, 충남북 광역단체장은 물론 상당수의 기초단체장까지 석권했다하더라도 여기서 한나라당이 오만해져서는 안된다"고 경고한 뒤, "충청 민심이 한나라당으로 돌아섰다는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며, 대선승리를 위해 앞으로 더욱 정성을 기울여 가야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당 대표는 폭넓은 화합을 이끌고 당의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시켜나가야하는 자리입니다. 특정 세력이 꼭 당권경쟁에 나서야한다든지, 반드시 대표가 되어야한다든지하는 주장 자체가 오만일 수 있습니다"
강 위원장은 또 당내 입지가 확대되고 있는 소장파 후배의원들을 향해 '뼈있는' 충고도 전했다. 그는 "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는 소신과 경륜의 조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의원 개개인 역시 '내공'없는 자기 주장보다는 역량을 키워가야한다는 것이 강 위원장의 판단이다.
17대 총선 이후 약 2년반동안 중앙정치 무대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던 강 위원장은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람도 많이 바뀌었더라"며 "바뀌는 것도 좋지만 이것만이 능사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묵은 김치'는 묵은 대로 '겉절이 김치'는 그것대로 가치를 갖고 있듯이 "당에는 초·재선도 중요하지만, 다선 의원들도 함께 공존하며 균형을 이뤄야한다"며 "탄핵으로 만들어진 기형적 구조는 정상분포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장파가 당론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당에 이견이 없는 것도 흠이지만 너무 많은 것도 바람직하지않다"며 자중을 권했다.
발전연 대표 심재철 의원을 중심으로한 '민정계 대표' 반대주장에 대해 강 위원장은 "현재 '민정계'라 불릴 사람은 원내에는 강재섭 박희태 의원, 그리고 원외는 나밖에 없다"면서 "무슨 큰 세력을 장악한 것처럼 부풀려 말하는 것은 과장이 아니겠냐"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 넘겼다. 그는 "지금 '민중계'니 '무슨 계'니 따진다면 그걸 상대측에서 받아들이겠느냐"며 우회적인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적시하진않았지만 강 위원장은 심 의원과 같은 발전연 소속인 이재오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이 원내대표는 의원이 되기 전 민중당 창당멤버로 활약한 이력이 있다.
"한나라당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칙 수호라는 이념에서의 일탈은 곤란합니다. 우리는 한나라당을 지지해주는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됩니다. 내부에서의 개인적인 논의야 좋지만, 축적된 '내공'에서 나온 소신이 아닌 설익은 주장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특히 당 대표나 최고위원 같은 공적인 자리에서 주장을 내세울 때는 더욱 신중해야할 것입니다"당내 초재선 그룹의 당권도전 움직임과 관련해 강 위원장은 "당 대표라는 자리는 특별한 자격이나 기능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폭넓은 화합을 이끌고 당의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시켜야하는 자리라고 본다"며 경륜과 포용력을 거듭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많은 후보가 나서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소장파에서) 꼭 후보가 나가야한다든지, 반드시 당선시켜야한다는 주장은 무리며 오만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배들이) 연합을 통해 지도부에 진입하면 좋겠지만, 안됐을 경우에도 그것을 경험과 경륜으로 삼고 '다음에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발전적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미래모임의 단일후보 선출에 대해 강 위원장은 "대표 당선여부를 떠나, 젊은 의원들이 공통분모를 내고 모임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전제했다.그러나 강 위원장은 '이념문제'에서만큼은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내에서 소장파들이 여러 의견을 갖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대표나 최고위원 등 공적인 입장에서 일부의 의견, 개인의 의견을 내세울 때는 신중해야한다"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틀을 굳건히 한다'는 한나라당의 노선을 흔들어서는 안된다고 강 위원장은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당의 이념과 다른 일부 소장파의 '돌출발언'이 '내공'에서 나온 소신이라면 다행이지만, 만약 주목받으려는 의도에서 인기관리 차원이라면 곤란하다"며 "우리는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아니었다면, 한나라당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현재 유력 대권주자로 불리는 세 분 다 훌륭해 대통령이 돼도 좋을 만하다고 봅니다. 새로 구성되는 지도부는 당원과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경선절차를 엄정하게 관리하고, (후보로) 선출되면 누가 되든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사명이고 책임입니다. 여기에 사적인 이해관계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강 위원장은 새 지도부가 담당해야할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부작용없이 대통령 후보를 잘 뽑아 당선시키는 것이 관건"이라며 "내가 대표가 된다면 국회활동은 원내대표에게 맡겨두고 공정한 경선관리에 주력, 현재 한나라당에 보내주는 국민의 지지를 대선국면까지 잘 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근 대통령 후보선출시기와 관련한 당내 논란에 대해 강 위원장은 "지금의 당헌·당규도 만들어진 당시의 고민과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만약 고쳐야한다면 새 지도부가 당원들의 요구와 공감을 기반으로 면밀히 검토해봐야할 사항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개인이 자기 위주의 주장을 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대권주자 '빅3'에 대해 "모두 대통령이 되어도 좋을 분"이라고 평가한 뒤, "엄정한 절차에 따라 경선을 치르고 그 결과에 승복해야한다"고 세 주자 모두에게 주문했다. 그는 당헌개정에 관한 문제는 새로운 지도부에 맡기고 각 대선후보들은 "정도대로" 경쟁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16일 이임식을 가진 박 전 대표를 평가해달라는 주문에 강 위원장은 "그가 아니었다면 한나라당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탄핵 역풍으로 최병렬 전 대표가 사퇴한 이후 박 전 대표에게 대표직을 권유한 사람이 강 위원장이었다. 17대 총선 낙선 이후 1년여 미국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강 위원장은 대전시당위원장을 맡아 박 전 대표와 함께 사학법 무효화투쟁을 벌였으며, 지난 대전시장선거에서 대역전극을 이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우리(후보자와 도당)도 열심히 했지만, 결정적인 힘은 박 전 대표였다"고 대전시장 선거를 회상했다.
한나라당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은…
7.11 당권경쟁에 뛰어든 한나라당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59)은 '정도와 소신'으로 유명하다. 그를 아는 정치권 인사들은 "화통하면서도 치밀한 정치인"이라고 강 위원장을 설명한다.
대전고, 육사(25기)를 졸업한 강 위원장은 80년 민주정의당 창당 당시 중앙당 조직부장으로 정계에 입문, 11대 전국구 의원을 거쳐 12대부터는 대전 지역구에서 당선되면서 14·15·16대 의원(5선)을 지낸 중진이다. 탄핵풍이 몰아친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권선택 의원에게 져 고배를 마셨다.
김대중 정부 초기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입각했으며, 99년 자유민주연합 소속 시절 DJP합의(내각제 개헌) 파기로 인해 당시 김용환 수석부총재와 함께 김종필 명예총재에 정면 반발하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자민련 사무총장, 원내총무, 그리고 한나라당 부총재와 최고위원을 거치는 등 주요 당직도 두루 경험했다. 강 위원장은 젊은 나이에 5선에 성공, '포스트 JP'로 불릴 만큼 충청권의 차세대 주자로 꼽힌 적도 있었다.
2001년 자민련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민주당의 의원꿔주기에 맞서며, 끝내 자민련 원내교섭단체 등록명부에 도장을 찍지않아 당에서 제명된 사건은 "정도대로 간다"는 강 위원장의 소신을 그대로 보여준 일화다.
[주요 약력]
학력
·대전고등학교 졸업
·육군사관학교 졸업
·경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경영학 석사)
·경남대학교 명예정치학박사경력
·육군대학교수
·국무총리 비서실장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과학기술부 장관
·제 11·12·14·15·16대 국회의원(5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중앙이사
·대전충남 장애인 재활협회장
·한국 휠체어농구연맹 회장
·한나라당 부총재최고위원
·국회 이라크 현지조사단장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
·한나라당 대전시당 위원장(현)
·경남대학교 석좌교수(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