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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더 어려워졌다”(정동영 의장)
“곤혹스럽고 난감하다”(우상호 대변인)‘전국 정당’ 기치를 내걸고 ‘100년 정당 건설’의 꿈을 품었던 열린우리당이 창당 3년여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경악할 만한 비리’ 발언에 이어 ‘5․18 전야제 행사 직후 술자리 파문’ 논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 등 ‘악재’가 연속타로 터지면서 당내 분위기는 ‘침통’ 그 자체다. “지방선거는 물건너갔다”는 반응이다.
특히 박 대표 피습 사건으로 보수층의 결집력이 공고해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당장 지방선거 이후 당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여권 전체가 급격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로 빠질 우려도 나오고 있다. ‘비(非)한나라당’ 세력을 규합할 범여권 내부의 정계개편 요구가 강하게 제기될 것이라는 얘기다. 여권 내 핵심 관계자들은 최근 청와대를 나온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산을 중심으로 한 움직임에 예의주시하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동영 의장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원장단 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솔직히 더 어려워졌다”며 박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지방선거와 관현한 심경을 밝혔다. 정 의장은 “시작부터 어려운 가운데 시작했지만 상황이 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럴 때 일수록 냉철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우상호 대변인은 “곤혹스럽고 난감하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들은 5․31 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있는 상황에서 복잡한 속내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선거 판세가 총체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그나마 기대하고 있는 대전 등 일부 접전지역 등의 선거결과에도 악영향을 받는 게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당내에서도 지방선거 참패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사실상 지방선거 이후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실제 열린당은 최근 시·도 광역단체장과 230개 시·군·구 기초단체장에 대한 자체 판세 조사를 실시했는데,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었다. 광역단체장은 대전시장과 전북지사만, 기초단체장은 총 230개 가운데 30여곳만 당선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역은 광역·기초단체장 모두 전멸인 상황이고 전북지역 등 호남에서만 기껏해야 해볼만하다는 판세다. 이는 역대 지방선거에서의 집권 여당으로서는 너무 초라한 예상성적표라는 게 당 안팎의 지적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당내에서도 지방선거 참패를 기정사실화한 듯한 분위기 속에 지방선거 이후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 당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추세라는 것에 위안을 갖자”고 했으며 또 다른 당원은 “(지방선거 이후)어떻게 개헌논의를 이슈화시키는가만 남아 있다”고 했다.
당내 관계자들도 박 대표 피습 사건으로 보수층의 결집을 예상하면서 선거 이후의 정계개편에 촉각에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비(非)한나라당’ 세력 규합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범여권 내부에서 정계개편 요구가 강하게 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금의 열린당 내부에서 거론되는 인물로는 차기 대선을 치르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당장 당내 핵심관계자들은 최근 청와대를 나온 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문 전 수석의 부산을 중심으로 한 행보를 예의주시하라”고 했다. 이 언급은 현재 여권 핵심부를 중심으로 뭔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설명인 동시에 지방선거 이후 열린당의 운명을 예고하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