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에서 상세히 언급하겠지만 비현실적인 근거들을 늘어놓고 한나라당이 국민의 70%를 무시하는 정당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아킬레스의 열등감과 피해의식의 소산이라고 밖에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덧붙이면 아킬레스의 권력욕에 한나라당이 걸림돌이 되므로 한나라당을 제거하기 위해 오버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사사건건 딴지를 거니 한나라당이 싫어서 잠이 오겠는가.
    그리고 아킬레스는 한나라당이 ‘강남 땅부자당’이라고 공격을 가한다. 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은 ‘빈민당’인가? 아킬레스는 한나라당이 상위 1%의 정당인양 주장하는데 이것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30%에서 40%나 되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아킬레스와 같은 진보좌파들은 한나라당이 강남부자의 이익만 옹호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꼭 이런 논리는 조갑제 기자 같은 이들이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이 김정일의 권익만 옹호하므로 친북좌파당이라고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을 공격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논리다.

    아킬레스는 한나라당은 ‘기득권 수호정당’인데 왜 서민들이 부화뇌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민주노동당이나 열린우리당이 좋으면 왜 그 정당을 지지하지 않겠나.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한나라당이 정부-여당의 일에 사사건건 반대만 하면서 아무 일도 안한다고 비난만 해댄다는 이야기다. 어이가 없다. 원래 야당은 자신들의 전체 지지자들과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다른 정책을 여당이 펼 때는 반대를 하게끔 되어 있다. 아킬레스의 주장대로 하면 여당과 야당이 적당히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라는 것인가. 정말 어이가 없는 주장이다.

    아킬레스는 국민의 70%가 사학법을 지지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리고 한나라당은 과거로 돌아가려고만 하는 수구정당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70%의 여론을 흔들어 깨워 한나라당을 무찔러 버려라. 그런데 왜 그 반 한나라 여론을 잠잠한 걸까? 나는 오히려 반노여론이 70% 이상일 수도 있다고 본다.

    국민의 70%가 지지하는 법을 반대하는 것은 몰상식?

    이제 아킬레스는 국민의 70%가 지지하는 법을 반대하는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공격을 날린다. 그런데 아킬레스는 국가보안법 문제를 까맣게 잊고 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국가보안법 철폐논쟁에 대해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렇다면 아킬레스는 민주노동당을 몰상식한 집단이라고 할 것인가. 우리 사회는 민주사회이므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나는 ‘국민의 70%가 지지하는 법’을 반대하는 것이 몰상식하다고 주장하는 아킬레스가 오히려 몰상식하다고 생각한다.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스의 사례를 보자. 소련 스탈린의 사례를 보자. 독일 나치스도 소련 스탈린도 국민의 거의 대부분이 지지했다. 국민의 70% 정도가 아니라 국민의 99% 이상이 지지했다. 이런 이들에게 반대하는 것도 몰상식한 것인가. 나는 아킬레스의 이념을 떠나 파시스트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을 닮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권위주의나 부패를 혐오하던 386들이 어느 순간부터 자신들이 미워하던 기성세대의 잘못된 유산을 답습하는 일들이 사회 각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나는 아킬레스가 오히려 자신이 비판해 마지 않던 일부 권위주의, 부패 보수들의 악습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아킬레스는 ‘언론이 잘못한 놈에게 매를 들지않으니 한나라당은 더욱 기고만장해서 몽니를 부린다’라고 말한다. 나는 아킬레스를 ‘잘못한 놈’이라고 까지는 보지 않는다. 다만 나와 이해관계나 사고방식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적어도 아킬레스의 주장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이 없으니 기고만장하고 있다는 생각은 한다. 그래서 비판을 시작한 것이다.

    아킬레스는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높은 지지율이 지들이 잘나서, 잘해서인줄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킬레스가 한나라당 주변에 와서 보면 알겠지만 한나라당 사람들이 높은 지지율을 자신들이 잘 나서 받은 것이라고 다들 생각하지는 않는다. 반노 정서에 따른 반사이익인 것을 감안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반사이익이라도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킬레스는 자신의 칼럼 ‘투표는 권리이자 의무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찍을 후보,정당이 없다? - 이건 핑계다. 식당에 갔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메뉴가 없다고 그냥 굶을 것인가?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메뉴를 피해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메뉴를 골라서 시켜야한다. 정치란게 하루아침에 되는게 아니다. 그냥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듯이 내가 지지할만한 후보,정당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감나무의 감은 익으면 며칠 정도만 기다려도 떨어지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다. 내가 행동하지않으면 죽을때까지도 내가 원하는 정당을 못만날 확률이 더크다. 다 맘에 안들어도 내 가치관에 가장 가까운 후보,정당을 선택해야 한다. 아니면 내가 가장 싫어하는 정당,후보를 배제하는 방법도 있다. 혁명을 꿈꾸는 자는 투표할 필요가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차선,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다고 대학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는것 아닌가?」

    그렇다. 사람들은 최선이 아니면 대개 차선을 선택한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의 대안으로 민주노동당이 아닌 한나라당이 선택된 것이다. 적어도 현재의 여론조사 스코어로는 그렇다. 국민의 70%가 사학법을 찬성하는데, 한나라당은 수구정당인데 왜 이런 결과가 발생했을까? 시대를 미래로 이끌어 가려는 민주노동당은 왜 그리 죽을 쑤고 있을까? 아킬레스는 이것부터 분석하는 것이 어떨까? 설마 이것도 강남 땅부자들의 공작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사학법은 민생과 무관한가

    또 아킬레스는 이렇게 말한다. 한나라당은 입으로라도 민생을 외쳐왔는데 저들이 사학법을 재개정하지 않으면 민생처리를 안하겠다는 것은 그들이 ‘민생’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더 중요시한다는 근거라는 이야기이다.

    아킬레스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① 사학법은 민생과 무관하다.

    →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부패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민생을 인질로 잡고 사학법을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② 국보법은 민생과 무관하다

    → 민주노동당이 자신들의 이권을 확장하기 위해 민생을 인질로 잡고 국보법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로 보이는 아킬레스가 2번 논리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면 1번 논리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아킬레스는 자기 이해관계에 맞춰 모든 것을 생각하니 이런 식으로 현실과 거리가 먼 주장을 하는 것이다.

    서울에 사는 내가 자동차가 생필품이 아니라고 해서 캐나다의 깊은 오지에 사는 사람도 자동차가 생필품이 아닌 것은 아니다. 나는 대중교통수단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으나 캐나다의 깊은 오지에 사는 이는 자신의 차를 이용하지 않고는 이동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사람에게는 차가 필수품이다.

    마찬가지로 아킬레스는 사학법은 민생과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아킬레스한테는 그런 지 몰라도 보수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사학법 문제는 우리 사회의 자본주의 원칙을 수호하기 위한 중요한 논란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나서서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사학법 문제에 있어서는 내 미디어몹 블로그에 있는 조남현씨의 저서 ‘전교조의 일그러진 초상’을 참고하기 바란다.

    물론 애초에 한나라당을 밀어내고 사학법을 관철시켜 우리 사회를 좀 더 사회주의 사회로 만들어 가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아킬레스에게 이런 말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다른 한편의 주장에는 귀를 막고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하며, 자신의 주장에 국민 70%가 동의하고 있으니 안 따르면 몰상식하다고 비난이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나는 국보법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생각을 달리하지만 민생의 차원을 떠나 민주노동당이 국보법 논란을 중요하게 생각하듯 한나라당 역시도 마찬가지다. 아킬레스가 마치 한나라당이 민생에 관심이 없다는 듯이 말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이야기이다.

    한나라당은 ‘국민과의 약속, 이렇게 지켰습니다’라는 제목의 대국민 약속 실천 백서를 발간했다. 이 백서의 내용에 보면 한나라당은 대략 이런 정책 등을 실현해왔다.

    ① 공직자 자산백지신탁제도 도입
    ②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③ 군사지역 주민의 불편 최소화, 생활안정도모
    ④ 기초과학연구 진흥 기반 조성 노력
    ⑤ 서민가계 부담 경감을 위해 이동전화요금 인하 추진
    ⑥ 중소기업의 창업 및 공장설립 규제 혁파
    ⑦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지원
    ⑧ 농가의 소득보장
    ⑨ 저출산-고령화사회 대처를 위한 제도적 틀 마련
    ⑩ 부동산 과표현실화에 따른 지방세율 인하로 서민 세부담 경감

    이것 외에도 한나라당은 민생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또한 지금도 다양한 일들이 추진되고 있다. 나는 내가 민주노동당의 언행에 동의하지는 않으나 나름대로 민주노동당 역시 민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아킬레스는 그저 한나라당은 민생을 외면하고 과거를 향해 돌진하는 악의 집단이라고 치부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마치 우리 보수진영의 경직된 시각을 가진 낡은 보수들을 보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