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도 의료비 비싼 블라디보스톡… 백신 2차례 접종하려면 21만8000원 필요블라디보스톡 北영사관 직원들, 백신 접종비도 없어…이번 사건으로 방역 초비상
  • ▲ 러시아가 자체개발한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 V'. 현재 러시아 내에서도 공급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러시아가 자체개발한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 V'. 현재 러시아 내에서도 공급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주재 북한영사의 부인이 코로나에 감염돼 숨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8일 전했다. 현지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는 데 1만4000루블(약 21만8000원)이 필요한데 북한영사 부부에게는 이 돈이 없었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톡 주재 북한영사 부인, 7월 코로나 감염돼 사망”

    블라디보스톡에 사는 고려인 소식통은 방송에 “친한 북한인 지인에게 들었다”면서 현지 주재 북한영사 부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40대 초반인 북한영사 부인 A씨는 지난 7월 초순 코로나에 감염됐다. 고열과 기침 증상을 보이던 A씨는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지난 15일 현지 병원에 입원했으나 끝내 사망했다.

    소식통은 “현재 블라디보스톡에서는 러시아산 백신(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하려면 1회에 7000루블(약 10만 9000원), 2회 접종에는 1만4000루블(약 21만8000원)이 필요한데, 그 돈이 없는 북한영사관 직원과 가족들은 아직까지 백신 접종 계획을 못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망한 A씨는 본국 지시에 따라 즉시 화장했고, 27일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고 전했다. 

    A씨 감염·사망 사건으로 러시아 주재 북한 공관원들 초비상

    소식통은 “이번 일로 블라디보스톡은 물론 러시아 주재 북한 공관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A씨가 숨진 뒤 러시아 공관에서는 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으며, 북한에서 파견한 인력들을 관리하는 업체 간부들에게도 긴급 통지문을 보내 코로나 방역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인 소식통은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있지만 생산량이 부족하다”면서 “블라디보스톡 시민 가운데서도 코로나 백신을 맞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보스톡이 러시아에서 의료비가 비싼 편에 속한다는 점도 북한공관 직원들에게는 문제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곳 종합병원에 열흘 이상 입원하면 병원비가 평균 1만 달러(약 1145만원) 나온다는 것이다. 입원 중 사망하면 시신 화장비용으로 1000달러(약 114만원)를 더 내야 한다. 때문에 북한사람들은 현지 병원에 갈 엄두조자 내지 못한다고 소식통은 귀띔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톡 주재 북한영사관에는 총영사와 영사 등 5명이 근무 중이다. 이곳 직원과 가족들이 현지 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당국에서 일부나마 병원비를 지원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 백신 접종 비용 등은 북한 당국에서 전혀 지원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