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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 칼럼] 'K방역'의 허상(虛像)과 대통령의 허언(虛言)

'K방역'의 과제는 필요 백신의 적기 확보와 조속한 치료제 개발이다. 이런 시국에 '정치방역'을 옹호하는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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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7-28 14:09 | 수정 2021-07-28 14:21

▲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 ⓒ청와대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청해부대원 전원이 조기 귀국하는 심각한 상황에 대해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사과 대신 "국민 눈에는 부족……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책임을 군에 전가하는 발언을 했다. 군지휘부가 집단감염 상황을 은폐하려 한 정황까지 확인된 가운데 국방부와 합참은 국회에 청해부대원 후송작전을 보고하면서 "우리 군사 외교력이 빛을 발휘한 사례"라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렸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대통령의 엇박자 발언들

코로나 대유행 전후에 대통령이 쏟아낸 발언들을 보면 신기하리만치 엇박자 일색이다. 작년 2월 1차 대유행 때는 대통령이 "코로나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한 며칠 뒤 대구 신천지 사태가 터졌다. 당시 정부는 "중국인 입국을 막아  1차 유입부터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지적을 무시했다.

지난해 8월 2차 대유행 직전에는 정부가 '상품권 뿌리기' '여행 장려 캠페인' 외에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3일 연휴를 만들었고, 대통령은 "한국이 가장 성공한 방역 모범국이 됐다"고 했다. 이 발언 사흘 뒤 2차 대유행이 본격화했다.

3차 대유행 직전 정부는 "K방역이 국격을 높이고 있다"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세계가 찬사"라는 말을 흘렸다. 신규확진자가 76명이던 지난해 10월19일 대통령이 "최근 방역 상황이 서서히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한 사흘 뒤 확진자가 119명으로 급증하면서 3차 대유행의 시발점이 됐다.

그 후 지난해 12월9일 대통령은 백신 물량 확보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바로 사흘 뒤 "실로 방역비상 상황"이라고 말을 뒤집었고, 그 다음날 신규확진자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었다. 1~2차 대유행 당시 정부의 방역 실패 책임을 신천지교회, 8·15광화문집회와 사랑제일교회가 뒤집어썼지만, 3차 대유행은 정부가 책임을 전가할 대상이 없다.

8·15집회자는 '살인자', 7·3민노총집회자는 '4차 대유행' 공로자?

질병관리청의 공식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8·15광화문집회 다음날 확진자가 166명에서 279명으로 68%가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의 잠복기(2~14일)를 감안할 때 8·15집회와는 전혀 무관한 결과이며, 그 후 20일간 확진자수의 급격한 증가 없이 일평균확진자 289명에 평균확진율 1.92%를 기록했다. 당시 정부는 8·15광복절집회 참석자들에게 2차 대유행의 책임을 돌리며 '살인자'라는 막말까지 해댔다.

같은 통계자료에 의하면, 2021년 7·3민노총집회 때는 집회 4일 후인 7월 7일 확진자가 60% 이상 폭증하여 1,212명을 기록한 후 7월 26일까지 연일 1100~1800여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집회 후 20일간 일평균확진자 1205명, 평균확진율은 4.29%로 급등했다. 지난해 8·15집회 때와 비교하면 일평균확진자수는 4.2배, 평균확진율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노총은 7월 23일 원주에서도 집회를 강행했다. 작년 8·15집회 직후 대통령은 방역을 위해서는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제한할 수 있다"고 했다. 8·15집회 당시 통신사까지 동원해 집회참석자 전원을 추적, 압박하고 이들을 '살인자'라고 했던 정부가 민노총 집회자들에게는 관대한 모습이다.

신규확진자는 늘고 백신접종은 줄고…'K방역'의 딜레마

금년 6월 하순 300~400명이던 신규확진자가 600명대로 늘어나는데도 하루 100만명 가까이 되던 백신접종은 10만명대로 떨어졌다. 백신 적기 확보 실패로 인한 갈팡질팡 임기응변식 'K방역'의 현실이고 딜레마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우리 백신 접종자는 세계 20위권"이라 자화자찬했고, 대통령은 "주요 선진국들이 한국 방역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다 지난 7월 7일 신규확진자가 1200명을 넘자 대통령은 "방역 지침을 위반하면 무관용 원칙을 강력히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그 후 20일간 연일 1100~1800여명을 오르내리며 4차 대유행에 돌입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의 원인은 델타변이 확산이나 20~50대 백신접종 부족 등의 원인보다 "섣부른 방역 완화 등 정부의 오판과 안이한 방역 정책이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금년 11월에 집단면역이 형성될까?

백신 수급 문제로 갈팡질팡하며 4차 대유행의 터널에 갇힌 대한민국이 '11월 집단면역'의 꿈을 이룰까? 정부가 11월까지 백신 70% 이상 접종을 장담해왔지만 목표 달성 가능성이 의문이다. 설령 70% 이상 접종을 한다고 해도 해외 사례에서 보듯 6개월 이후의 항체형성량 감소나 델타변이와 돌파감염(백신 접종을 받고도 감염되는 사례) 등으로 인한 확산은 막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12일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 당시 "짧고 굵게" 끝내겠다고 했던 대통령이 2주만에 "수도권 4단계 2주 연장" 및 "비수도권 3단계 일괄 상향"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은 델타변이의 전파력을 간과하고 '거리두기'를 완화한 방역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안전한 백신의 조기, 적기 확보에 실패하고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신으로 접종이 늦어진 것도 근본 원인 중 하나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이 3차보다 더 위협적이고 오래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들은 수천명의 민노총집회는 눈감아주며 저녁 6시 이후 외식은 2인까지만 허용한다는 방역 논리에 분노하고 있다. 백신 접종의 문제는 덮어두고 확진자수만을 근거로 국민의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을 제한하려는 정부의 '거리두기' 방역정책은 국민의 의혹과 불만을 사기에 충분하다.

'K방역' 자화자찬의 허상

최근 모더나 백신의 공급일정 차질로 정부의 백신접종 계획이 예약 대란, 접종 연기, 백신 긴급변경 등 뒤죽박죽이다. 모더나 백신은 "2021년 2분기부터 4000만회분이 들어온다"며 청와대가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을 들인 결과"라며 자화자찬한 백신이다.

정부가 지난해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확대개편하고 금년 4월 청와대에 방역기획관까지 임명했지만 최근 4차 대유행과 백신 부족 등의 문제에는 속수무책이다. "중대본도 있고 질병관리청도 있는데 청와대에 방역기획관이 왜 필요하느냐"는 지적이 나올만하다.

청와대가 '방역 전문가'라고 칭하는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은 "백신 수급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한 인물이다. 그는 또한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에 출연해 "코로나19 확산은 광복절집회 때문"이라는 주장에 동조했고,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비싸다……더 좋은 게 나오면 물릴 수도 있다"는 등 정부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K방역'의 과제는 필요 백신의 적기 확보와 조속한 치료제 개발이다. 이런 시국에 '정치방역'을 옹호하는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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