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적 없다"더니 지인 행사에 두 차례 참석해 축사… 野 "이상한 계약, 임대 경위 따질 것"
  •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뉴데일리 DB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뉴데일리 DB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후보자가 지역구 사무실을 보증금 없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계약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황 후보자가 해당 업체의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지인찬스'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역세권 사무실 보증금 없이 계약

    국회에 제출된 황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지난해 5월29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A사와 지역구 사무실 대관계약을 했다. 약 60㎡(20평)의 A사 5층 사무공간을 그해 6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6개월간 빌리는 조건이었다. 

    대관료는 보증금 없이 660만원으로, 이를 월로 환산하면 110만원이다. 지난 1월1일부터는 양측 합의하에 연장 계약서를 작성하고 월 150만원의 대관료를 낸다. 이전 계약과 마찬가지로 보증금은 내지 않았다.

    그러나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황 후보자 사무실과 같은 크기의 공간은 평균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50만원이다. 본지가 황 후보자 사무실을 찾아가본 결과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4분이 소요되는 역세권에 위치했다. 2명의 상주직원이 근무했으나 현재는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에 따라 이달 말까지 폐쇄한 상태다.

    한 부동산중개인은 "보증금 없이는 사기 위험 때문에 (건물주들이) 거래하려 하지 않는다. 최소 1000만원의 보증금이 필요한데, 그럴 경우 월세는 170만원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A사는 공연·전시·예식 전문업체로, 사무실 장기 대관업무를 하지 않는다. 현재 황 후보자의 지역구 사무실도 원래는 A사의 경영전략실·홍보디자인팀이 사용하던 곳이다.

    A사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무실을 대관한 적 없었는데 (황 후보자 사무실 계약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 대관 형태로 장소를 빌려드린 것으로, 임대비용이라면 금액이 맞지 않다"며 "입·퇴사자가 많아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시기에 주변 시세를 알아본다든지 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무실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80만원

    황 후보자는 A사와 사무실을 계약하기 이전인 2017년 5월1일부터 지난해 4월30일까지는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목동트라팰리스 이스턴에비뉴 4층(약 43평) 건물을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80만원으로 계약해 지역구 사무실로 사용했다.

    이와 관련해 황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보증금을 받고 임대료를 싸게 해달라고 했는데 A사 대표가 장기임대가 아니니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면 어떻겠느냐 해서 숍인숍(매장 안의 또 다른 매장) 개념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황 후보자는) A사 대표와 건물에 들어가기 전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 후에는 몇 번 봤다"는 황 후보자 측 해명을 전했다.

    과거 두 차례 행사 참석해 축사까지

    그러나 황 후보자는 A사가 후원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등 지역구 사무실 계약 이전부터 A사 회장과 안면이 있어 역세권에 위치한 사무실을 보증금도 없이 빌리는 특혜성 계약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황 후보자는 2018년 12월29일 A사에서 열린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 송년의 밤'에 참석해 축사를 했으며, 2019년 5월20일에는 A사 개관 기념식에도 자리했다. 

    야당은 황 후보자의 사무실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대가성이 있었는지 따져보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역세권으로 위치가 좋은 자리의 사무실을 보증금도 없이 빌린 것은 이상한 계약형태로 보인다"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사무실 임대 경위를 상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지역구 사무실.ⓒ뉴데일리 DB
    ▲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지역구 사무실.ⓒ뉴데일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