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 국회 법정교육, 여성의원들이 참석 안 해… '피해고소인' 이낙연도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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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자고 주도해 논란을 빚은 고민정·남인순·진선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성인지 의무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를 '피해고소인'으로 표현한 이낙연 대표도 이 교육을 받지 않았다.민주당은 전임 서울·부산시장의 성범죄 의혹으로 몸살을 앓자, 당 소속 의원들에게 자체적으로 성인지 교육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국회 의무교육 이수자는 42명뿐이고, 이마저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고민정·남인순·이낙연, 성인지교육 이수 안 해본지가 2일 국회사무처로부터 확보한 '2020년 기준 국회의원 및 보좌진이 받아야 할 의무교육 목록 및 교육 이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의원 및 보좌진이 받아야 할 법정 의무교육은 △'청탁금지법'에 따른 청념교육 △성인지교육 △폭력예방교육(성희롱·성매매·성폭력·가정폭력 등) △장애인식 개선교육 △아동학대 예방교육 등 다섯 가지다.이 중 성인지교육을 받은 민주당 의원은 42명뿐이었다. 이수자들은 강선우·김경만·김민기·김태년·박광온·설훈·홍익표 등으로, 전체 민주당 의원(174명)의 24%에 불과했다.고민정·남인순·진선미 등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의원들은 성인지교육을 이수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비공개 카카오톡 메신저방에서 박 전 시장 의혹 관련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자고 주장했다고 알려졌다.피해자를 '피해고소인'으로 지칭했던 이낙연 대표도 성인지교육 미이수자에 포함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15일 페이스북에 "피해고소인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새해 들어서인 1월27일에야 당 최고위 회의에서 "박원순 사건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與 '자체 교육' 했다는데 의무교육은 미이수성희롱 등 폭력예방교육 이수자(민주당 39명) 명단에도 이 대표와 고민정·남인순·진선미 의원의 이름은 없었다. 이 교육을 받은 민주당 의원은 22.5%였다.앞서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지난해 12월18일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당 소속 의원을 대상으로 성인지감수성 향상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오거돈 전임 시장 관련 파장이 잇따르자, 민주당이 자체교육을 공언하며 논란을 타개하려던 것이었다.그러나 정작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은 국회 의무교육은 받지도 않은 셈이다. 민주당 여성국 한 관계자는 "당이 자체적으로 전 의원 대상으로 실시한 성인지교육에는 모두 참석했다"고 밝혔다.이 외 민주당 의원들은 장애인식 개선교육에 50명, 아동학대 예방교육에 41명이 참여했다. 민주당 의석 수 대비 이수율은 각각 29%, 24%였다.한편 사무처 자료 분석 결과, 21대 의원들의 성인지, 폭력 예방, 장애인식 개선, 아동학대 예방 등 네 가지 교육을 모두 이수한 의원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각당의 이수 비율(중복이수자 제외)은 민주당 22%, 국민의힘 13%, 정의당 33%, 열린민주당 67% 등이었다. 이들 정당의 의석 수는 2020년 12월 말 기준 각각 174석, 103석, 6석, 3석 등이다.의원 명단이 공개되지 않은 청탁교육 이수 자료에는, 의원과 보좌진을 합해 총 984명이 교육을 이수했다고 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회에 등록된 보좌진은 2379명이라고 사무처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