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묵살하고 '라임 수사' 증권범죄합수단 해체… 수사팀 잔류 요청도 거절 수사 손 떼야 마땅한 추미애 장관… 윤석열 총장에게 의혹 덮어씌우는 셈
  • ▲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DB
    ▲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DB
    요즘 천세일시(千歲一時)의 호시절(好時節)을 만난 장관 한 사람이 쏟아내는 거짓말과 뻔뻔한 궤변에 온 국민이 희롱 당하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법무부장관의 방약무인(傍若無人)이 가히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참으로 기가 차고 어이없는 세상이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지난 10월29일 자신을 비판한 일선 검사에 대해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일선 검사들은 이를 '보복 예고'로 받아들이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실명으로 글을 올리며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 검란(檢亂)의 조짐으로 우려하듯이 감정을 절제 못하는 장관의 오만방자(傲慢放恣)한 언동이 검찰을 동네 양아치 패싸움판 꼴을 만들고 있다.

    지난 10월8일 라임사태 배후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재판에서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증언했을 때 법무부는 침묵했다. 그러던 법무부가 김 회장의 '현직검사 로비 의혹' 주장에 곧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부실 수사의 배경으로 지목하고 감찰에 들어가 불과 3일 만에 법무부장관이 또다시 검찰총장 지휘권을 발동했다.

    추 장관은 27일 법무부와 대검 감찰부에 재작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사기 사건 관련 "서울중앙지검에서 '봐주기' 수사를 한 게 아닌지 감찰이 필요하다"며 합동감찰을 지시했다. 그러자 2018년 10월 이 사건을 수사한 부장검사가 최근 제기된 부실수사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전면 부인했다. 당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었다.

    이번 수사지휘권 발동은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적대시하며 사기전과자의 말에 놀아나 움직이고 있으니 가히 법치가 무너진 말세의 모습이다. 추 장관은 올해 1월 윤 총장의 거듭된 요청을 묵살하고 라임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시켰고,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핵심 간부들의 잔류 요청도 거절했다. 수사에 손을 떼야 마땅한 추 장관이 모든 의혹을 윤 총장에게 덮어씌우고 있는 셈이다. 추 장관의 회빈작주(回賓作主)가 도를 넘는다. 이쯤 되면 적반하장의 '중상모략'이란 소리를 들을 만하지 않은가?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ㆍ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ㆍ감독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인사권 등을 가진 '정무직' 장관은 수사에 직접 관여할 수 없고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검찰총장을 통해서만 해야 관여할 수 있다는 원칙이다. 또한 검찰청법 제12조②는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런 입법 취지 때문에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은 지난해까지 71년 헌정사에 딱 한 번 발동됐었다. 그런데 추 장관은 취임 9개월에 세 차례 지휘권을 발동했다.

    이처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검찰청법에 명시되어 있는데도 장관의 수사지휘로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하는 것에 대해서 검찰은 침묵해 왔다.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고 임기가 보장된 직책이며, 국회가 대통령의 시녀 역할에 불과한 현실에서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멋대로 썼다 멋대로 버릴 수 있는 장관과는 다른 지위이다. 그럼에도 오만불손(傲慢不遜)한 권력 앞에 아양 떠는 검찰들 덕분에 검찰총장은 수족이 날아간 채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안타까운 모습이다.

    "미친개엔 몽둥이"란 말이 있다. 법치국가에서 미친 정치권력에 대한 몽둥이는 법이다. '대한민국 법'보다 '우리법'이 우위이고 재판이 아닌 개판을 벌이는 법치가 무너진 사회에서는 국민의 물리적 저항력이 몽둥이다. "미친개와 싸우려면 먼저 물어라"라는 말도 있다. 국민들 앞에서는 서슬이 퍼런 검찰이 여왕 앞에서 백만교태(百萬嬌態)를 부리는 신하의 꼴이 된 모습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

    검찰총장의 상관임을 자처하는 추 장관의 당랑거철(螳螂拒轍) 망동에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추 장관의 득롱망촉(得朧望蜀)의 꿈은 무엇인가? 살면서 자기 분수를 알고 맺고 끊을 때를 알아야 인망택폐(人亡宅廢)를 면한다. 과욕의 끝은 쪽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