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국민소득 2018년 3만3434 달러→ 2019년 3만2047 달러"…소주성정책 결과
  • ▲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뉴시스
    ▲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이 4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모두 문재인 정부 들어 약 3년간 (2017년~2019년) 소득주도성장정책을 펼친 결과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소득은 3만2047달러로 1년 전보다 4.1% 감소했다. 2015년(-1.9%) 이후 4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이다. 2017년 3만1734달러로 처음 3만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2018년 3만3434달러로 증가했으나 2년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나라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명목 GNI를 통계청 추계 인구로 나눠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산출한다. 지난해 명목 GDP 성장률이 1998년(-0.9%) 이후 가장 낮은 1.1%로 내려앉고,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까지 약 5.9% 상승해 달러화로 환산되는 1인당 국민소득이 줄어들게 됐다.

    실질 GDP 성장률 가까스로 2%대 턱걸이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2.0%를 나타내 가까스로 2%대에 턱걸이했다. 이는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2017년 3.2%에서 2018년 2.7%, 지난해 2.0%로 3년 연속 내려갔다. 

    그나마 지난해 2%대 성장이 가능했던 건 정부가 재정을 풀어 성장세를 떠받친 영향이었다.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의 소득주도성장론이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한 셈이다.

    정부소비는 6.5% 증가해 2009년(6.7%)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민간소비 증가율은 1.9%로 1년 전 2.8%에서 둔화했고, 수출도 3.5%에서 1.7%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은 2015년(0.2%) 이후 가장 저조했다. 건설투자(-3.1%)·설비투자(-7.7%)는 모두 감소했다. 설비투자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8.1%) 이후 가장 컸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3% 성장했다. 속보치보다 0.1%p 상향수정됐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0.3%p 하향수정됐으나 설비투자(1.8%p)·건설투자(0.7%p), 민간소비(0.2%p) 등이 상향조정됐다.

    명목 GDP 증가율 1.1%로 '환란' 1998년 이후 최저

    명목 GDP 증가율은 1.1%에 그쳐 1998년(-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명목 GDP 증가율 둔화가 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 IMF 위기 이후 3%대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명목 GDP는 그해 물가를 반영하기 때문에 사실상 체감경기에 더 가깝다. 그만큼 체감경기가 악화했다는 말이다.

    국민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소득도 쪼그라들었다. 실질 GNI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1998년(-7.7%) 이후 21년 만에 최저였다. GDP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늘었음에도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한 영향이다. 명목 GNI는 전년 대비 1.7% 늘었지만 마찬가지로 1998년(-1.6%) 이후 가장 안 좋은 성적표다.

    총저축률은 34.6%로 전년(35.8%)보다 1.2%p 하락했다. 2012년(34.5%)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았다. 국내총투자율은 1년 전보다 0.4%p 하락한 31%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새해 들어 우리 경제가 반등하는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며 "수출 호조가 눈에 띄고, 위축됐던 경제심리도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3대 국제 신용평가사는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려잡았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9%, 1.6%로 낮췄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몇 군데 기관에서 0% 성장을 전망하는 곳이 있지만 대체적인 시각은 0.2%p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정부의 전망치인 2.4% 달성이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