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2일 시무식서 청년층 겨냥한 신년사 발표… “총선 앞두고 자신의 역량 과시한 정치적 포석”
  • ▲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열린 ‘2020년 서울시 시무식’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의 임계점에 와 있다”며 “공정한 출발선 만들 것. 총선이 불평등과 불공정 해결점 찾아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제공
    ▲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열린 ‘2020년 서울시 시무식’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의 임계점에 와 있다”며 “공정한 출발선 만들 것. 총선이 불평등과 불공정 해결점 찾아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제공
    “총선이 불평등과 불공정 해결점 찾아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열린 ‘2020년 서울시 시무식’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의 임계점에 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불평등과 불공정에서 비롯된 양극화가 경제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박 시장의 신년사를 두고 현실가능성을 따지기보다는 공정한 출발을 앞세워 자신의 정책적 역량을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무식에는 본청, 사업소, 자치구, 시의회사무처, 투자‧출연기관 등 직원 3800여명이 참여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우리 사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자신이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출발부터 가난하게 자란 소년은 가난한 청년이 되고, 가난한 중년이 되고, 가난한 노년이 된다”며 “출발부터 집이 없던 사람은 더 작은 전셋집, 더 비좁은 월셋집으로 밀려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양극화와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근본 원인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더는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양극화와 불평등 고착화 원인 바로잡지 않으면 희망 없어”

    박 시장은 “이대로 '성장을 멈춘 낡은 나라'로 남을 것인가, '활력을 찾은 새로운 나라'가 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젊은 층을 겨냥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부동산공유기금 조성 △청년수당 △신혼부부 주거지원 △완전한 돌봄정책 △혁신생태계 조성 등 5가지다. 그는 “서울시는 올해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대전환인 '공정한 출발선'을 확립하기 위해 모든 재원을 활용,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실현 권한' 논란이 일고 있는 '부동산 공유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피력했다. 그는 “불로소득으로 얼룩진 '부동산 공화국'은 우리 경제를 파국으로 이끌 뿐”이라며 “부동산 공유기금을 만들어 환수된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으로 공공 부동산 소유를 늘리고 부동산 가격공시지원셀러를 통해 공시제도 개혁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년지원 강화를 위해 청년수당 대상자는 10만명으로 늘리고 주거난에 시달리는 청년 4만5000명에게는 월 20만원씩 10개월간 월세를 지원한다. 신혼부부(합산소득 1억원 미만)에게는 대출이자지원을 늘리고 공고임대주택 건설 및 공급도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저출산 해소를 위해 올해에만 예산 12조원을 투입, 완전돌봄시스템을 구축하고 혁신창업 지원 강화로 글로벌 창업도시 TOP 5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 ▲ 이날 박원순 시장의 시무식 발언을 두고 서울시민, 특히 청년층을 위한 정책이라기보단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제공
    ▲ 이날 박원순 시장의 시무식 발언을 두고 서울시민, 특히 청년층을 위한 정책이라기보단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제공
    박 시장은 “지금이 불평등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골든타임이다. 다가오는 총선이 불평등과 불공정의 본질을 확인하고 해결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 사회는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혼란에 빠져있다. 정치권이 힘을 합쳐 불공정과 불평등이 만연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달라”고도 했다.

    “공정한 출발을 화두로 정책적 역량 과시… 총선 앞두고 강점 공론화 시도”

    그러나 박 시장의 발언을 두고 서울시민, 특히 청년층을 위한 정책이라기보단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박원순 시장이 드디어 정치권을 향해 자신의 정치적 강점을 공론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박 시장이 정치권 전체에 자신의 정책을 화두로 던짐에 따라 이 문제가 공론화 됐을 때 '박원순 시장이 제일 먼저 얘기를 꺼냈네'라는 정치적 포석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면서 "이 화두는 정치적인 포석으로, 실현되느냐 안되느냐는 두 번째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 평론가는 "젊은 층에게 공정한 출발, 공정한 대한민국을 화두로 던지는 것은 어필하는 요소가 대단히 크다"며 "서울시장으로서 화두를 던짐으로 인해 내가 추진하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민주당이 다수당이 돼야 한다' '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화두를 함께 에둘러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시장이 그것을 알고 자신의 강점인 정책적 아젠다를 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