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깊이 성찰해야" 대통령 발언 파장… 강효상 "조국 사태 누가 초래했는데" 비판
  •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사퇴한 14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면서도 언론에 '자기개혁'을 주문해 파장이 일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언론을 향해 "의미가 있었던 것은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이라며 "언론 스스로 그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개혁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언급은 두 달여간 논란만 빚다 물러난 조 전 장관을 감싸면서 '책임'을 검찰과 언론에 돌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조 전 장관 임명을 강행했던 자신의 행위가 적절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조 전 장관 일가의 입시부정과 사모펀드 및 사학재단 비리 의혹에 대한 명확한 견해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야권은 강력히 반발했다. 국민 갈등 유발에 대해 사과하는 와중에도 언론 탓을 했다는 것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5일 당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언론에 대한 적개심까지 드러내며 이 정권의 권위주의 본색을 보였다"면서 "'성찰하라, 개혁하라' 하며 언론이 마치 생사람이라도 잡은 것마냥 몰아붙이는 대통령, 정말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 대통령 맞는가"라고 비난했다.

    강효상,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檢-언론 역할 거론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강효상 의원도 유감을 표했다. 강 의원은 과거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당시 검사가 언론에 사실을 알린 일을 거론하며 "우리 민주화의 기폭제가 된 이런 것을 문 대통령이 도외시하고 언론에 대해서 어떤 간섭을 한다는 것은, 정말 이번 사태를 정권 스스로 초래한 것을 오히려 언론 탓으로 호도하는 아주 잘못된 행태"라고 지적했다. 

    김용태 한국당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론의 성찰을 요구할 게 아니라, 성찰은 무능한 국정과 이해할 수 없는 아집으로 나라와 국민을 힘들게 한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해야 한다"며 "왜 기자들이 하나. 지금은 정말 남 탓할 때인가 싶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 역시 전날 논평에서 "'언론이 자기개혁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작심 훈계 발언은 조국 사태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모르는 대통령의 무지한 인식의 발로"라며 "'위선자 조국'의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가장 나쁜 선례'를 만든 장본인이 문 대통령 아닌가? 언론개혁보다 청와대 개혁이 시급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