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조국당, 토론회로 검수완박 공조 확인22대 국회 개원 6개월 안 법안 통과 목소리 조국당 1호 공약 韓 특검법 양당 공조 가능성"檢 수사권 박탈하면서 특검 하자는 코미디"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압박을 위해 다양한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양당은 이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의 공조를 약속했고, 조국혁신당이 추진하는 한동훈 특검법도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10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제1당인 민주당이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조국혁신당이 소금처럼 해준다면 22대 국회에서는 성공적인 입법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로가 우군이라고 인식하고 있고 방향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다양한 법안에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가올 22대 국회는 민주당(171석)과 조국혁신당(12석)을 합치면 193석으로, 사실상 국회 내 모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가장 먼저 '검수완박 시즌2'를 예고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양당은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검찰개혁 토론회'를 공동으로 열고 연대를 재확인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토론회 축사에서 "검찰개혁은 총선 민심이자 22대 국회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22대 국회 개원 후 6개월 안에 검수완박 법안을 모두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속도전'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20대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처리를 주도해 검찰의 수사 대상을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 참사)로 제한했다. 

    21대 국회에서는 남은 6대 범죄 수사권도 모두 분리하려다가 국민의힘의 반발에 부딪쳐 2대 범죄(부패·경제) 수사권은 검찰에 남겨두는 중재안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지난 검수완박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검찰 수사권이 사실상 원상회복 단계로 돌아갔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황운하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전략 토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황운하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전략 토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자 양당은 사실상 검찰 해체안을 꺼내 들었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와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고 검사 기소권 제한을 위한 재정신청 전담재판부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양한 방식을 들여다보기 위해 전담팀도 꾸릴 예정이다. 

    조국혁신당은 검찰청을 아예 '기소청'으로 바꾸고 더 나아가 검사장 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당은 개헌을 통한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 권한 폐지에도 공감대를 이룬 상태다. 

    이들은 22대 국회에서 쐐기를 박겠다는 각오다. 검찰개혁 토론회에 참석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는 검찰 정상화의 시작이자 핵심으로, 반드시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다.

    여당은 민주당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9일 "범죄 피의자에, 재판에서 실형까지 받은 이들이 반성은커녕 자신들을 단죄한 시스템을 뜯어 고치겠다는 게 과연 상식적인 행태냐"면서 "개인적 복수심과 법의 단죄를 피하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려는 파렴치한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종 비판에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더 나아가 여당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특검법 공조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조국혁신당의 총선 1호 공약인 한동훈 특검법은 한 전 위원장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을 규명하자는 법안이다. 

    한 전 위원장의 딸은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재학 중이다. 지난해 야권 지지층들 사이에서는 한 전 위원장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을 제기하면서 MIT 입학 과정이 논란이 됐다. 

    하지만 MIT 입학처는 "학문적 정직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지원자와 관련된 문제를 조사하고 검토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서 "이 학생(한 전 위원장 딸)의 사생활과 입학 절차의 무결성을 존중하기 위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의 논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한 전 위원장 딸의 구체적 정보를 공개할 수 없지만 입학에는 문제가 없다고 MIT가 공식적으로 답한 셈이다.

    MIT 인증에도 민주당의 한동훈 특검법 처리 가능성도 엿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론이 결정된 건 없지만 당 내에 동의할 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의 의기 투합을 역대 최악의 공조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회 의석을 무기화해 사법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정치 보복을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자녀 입시 비리로 온 가족이 전과자가 된 조국 대표가 자기 복수하자고 특검을 공약하고 민주당이 선을 긋지 않는 현실이 정치 타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검사의 수사권을 뺏고 검찰을 사실상 인수분해 하면서 사법시스템에 흠결을 내는 사람들이 수사권을 갖는 특별검사로 정적을 공격하겠다는 것 역시 코미디"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