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원내대표, '식구 감싸기' 논란에 27일 오전 '국토위원직 사보임' 쪽으로 급선회
  •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공항 갑질' 논란에 휩싸인 김정호 의원에 대해 국회 국토위원직을 사보임키로 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만에 이뤄진 조치다. 사보임이란 국회 상임위나 특별위원회 위원을 교체하는 것을 뜻한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원내대표로서 당을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몸가짐을 신중하게 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김 의원이 직접 사과도 했기 때문에 당으로서는 일단 국토위에서 계속 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산하기관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국토위에서는 사보임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또 "당이 이렇게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의원은 지난 20일 오후 9시께 서울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행 항공기에 탑승하면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달라는 직원의 요청에 항의하다가 실랑이를 벌여 구설에 올랐다.

    하지만 민주당은 전날까지만 해도 김 의원의 국토위원직 사퇴를 거부했다.

    국토위 민주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김정호 의원이 사과를 한 것으로 마무리 됐다"며 "국토위 사퇴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번 논란을 개별 의원의 과실로 치부하며 거리를 둬왔다. 특히 당 차원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라는 정무적 판단 하에 김 의원에 대해 별도의 징계 절차를 밟지 않겠다는 방침이었다.

    결국 민주당이 뒤늦게라도 지도부 차원 징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 것은, 야권의 공세를 포함 '친문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에 여론까지 악화된 상황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윤리위원회는 최근 갑질 논란을 일으킨 당원에게 엄격한 책임을 묻는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김정호 의원은 논란 직후 "오히려 내가 갑질을 당했다"며 "김해 신공항 (검증)에 대한 기본적인 견제가 깔려 있다"고 음모론까지 제기했으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사건 닷새만인 25일 피해자에 직접 사과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