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파이터치연구원 '카드 수수료와 국민경제’ 세미나… "기업 매출은 93조원 줄어"
  • 파이터치연구원은 1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과 국민경제' 세미나를 열었다.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파이터치연구원은 1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과 국민경제' 세미나를 열었다.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면 기업 전체 매출액 93조원과 일자리 45만개가 줄어든다는 주장이 나왔다. 1조원 규모의 카드사 자금조달 비용이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되면 기업 매출이 줄고, 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는 소상공인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겠다"며 정부가 꺼내든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과 정면 배치되는 결과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은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과 국민경제' 연구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은 주제발표에서 "신용카드 수수료 상한이 2007년 이전에 비해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신용카드 수수료를 더 인하하기 위해서는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을 가맹점에서 카드회원에게 전환할 수 밖에 없다"며 "이 경우 매출액이 줄어드는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은 일종의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이자비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신용카드를 사용한다는 것은 빚을 지는 것이어서 사용료(이자비용)를 지불해야 한다. 결국 정부가 카드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면 카드사는 수수료 인하분만큼 인상된 금액을 연회비(사용료) 명목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논리는 해외에서 증명됐다. 스페인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점진적으로 신용카드 수수료를 평균 1.52%에서 0.74%로 낮췄는데 연회비는 평균 22.94유로에서 34.39유로로 인상됐다. 이 기간 수수료 변화율은 51%, 연회비 변화율은 50%였다. 인상폭이 같다는 이야기다. 호주 역시 마찬가지다. 호주는 2003년 중앙은행이 수수료 인하를 결정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1.4%에서 2004년 0.97%로 낮췄다. 연회비는 53호주달러에서 80호주달러로 올랐다.

    국내에선 연회비 인상 대신 부가서비스가 폐지됐다. 국내 신용카드 수수료 상한은 2007년 이전 4.5%에서 2018년 0.8~2.3%까지 낮아졌다. 카드사는 이 기간동안 4000건가량의 부가서비스를 없앴다.
  • ⓒ파이터치연구원
    ▲ ⓒ파이터치연구원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카드사가 현재 평균 연회비 8775원(구매자의 신용카드 이자비용 부담 2.8%)을 31만6620원(구매자의 신용카드 이자비용 부담 100%)으로 인상하면, 신용카드 이용금액과 신용카드 수수료가 각각 15조원, 1조원 감소했다. 이에 따른 기업 전체 매출액과 일자리는 각각 93조원, 45만개 줄어들었다.

    라 원장은 "고객이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비용을 연회비 형태로 지불하게 되면 가맹점의 수수료 지불부담이 줄어들지만 매출액이 훨씬 더 많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다"며 "신용카드 수수료가 100원이 절약되는 대신 매출액이 9300원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을 추진하려면 매출액과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없애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에 대한 패널토론도 열렸다. 패널토론에는 반기범 명지대 교수, 홍성기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과장,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박사, 송동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윤종문 박사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의 경우 수수료가 2.43%정도 되는데 국내의 경우 1.85~2.08% 정도로 국내 수수료가 높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지금은 정부 정책이 가맹점 수수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고객과 가맹점을 모두 포괄하는 전체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김종석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카드 수수료도 시장가격인데 공공요금 다루듯이 인하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며 "소상공인들을 만나보면 수수료를 낮춰서 득되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과연 이것이 적절한 정책인지에 대해서는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