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GP 축소' 위험하다더니 '연내 철수' 합의… 비행금지구역 설정해 정찰비행 못하게 돼
  • ▲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사진 DB
    ▲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사진 DB
    남북이 19일 체결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놓고 "사실상 우리 군의 비무장을 일방적으로 확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체결한 남북 군사분야 합의 사항이 우리 군의 전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국방부 장관 격)은 DMZ 내 감시초소(GP) 1대 1 철수, 군사분계선 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내용이 담긴 합의문에 서명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북한 비핵화 진전이 전혀 없고 우리 군의 안보태세를 해체하고 무력화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9월 평양공동선언은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전혀 없는 공허한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비행금지구역 설정… 공군 정찰비행 불가능해져

    남북 군사합의서에 따르면 군사분계선 중심으로 동부지역은 40km, 서부지역은 20km가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비행금지구역 내에서는 우리 공군의 정찰·군사훈련이 중지된다. 

    한국당은 "비행금지구역의 설정은 북한의 위협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군과 동맹국의 정찰능력을 완전히 무력화한 것"이라며 "우리 군의 정찰비행은 위축되고 대북 영상정보 획득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보유한 정찰기는 성능이 떨어져 그동안 정찰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우리 공군의 안보 활동만 제한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상 우리 군이 영토 방위를 위해 수행해온 정당한 정찰·군사훈련만 중단됐다는 지적이다. 

    1:1 GP 축소 위험하다더니… 송영무 '연내 GP철수' 합의

    이번 군사합의서에 명시된 '남북 일대일 GP 축소' 내용도 우리 군의 전력 약화 조항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남북은 합의서에 '비무장지대 안의 1km 거리 내에 근접해 있는 양측의 11개 감시초소를 시범적으로 철수하며, 올해 12월 31일까지 완료한다'고 못박았다. 

    '1(남한)대 1(북한) 철수'라는 문구가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양쪽 초소가 1km 이내에 있는 경우 나란히 철수한다고 명시하면서 사실상 '1대 1' 철수 상황이 됐다. 북한이 초소 하나를 철수하면, 남한도 하나를 철수하는 꼴이 된 것이다.

    이는 송영무 장관이 지난달 24일 남과 북이 1대 1로 계산해 GP를 동수(同數)로 줄이는 것은 우리 군에 불이익이 된다고 인정한 것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송영무 장관은 한국당 이종명 의원이 "비무장지대 내 GP 철수를 남과 북 1:1 개념의 철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북한의 GP수가 남측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하자 "저도 군복을 40년 입었다"고 반박했다. 

    송영무 장관은 "GP를 (우리와 북이 1대 1로 계산해) 하나하나씩 줄이는 것은 계산하나 마나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느 구역에서 어느 구역까지 없애는 식이다. 남북 군사회담을 할 때, 어느 구역에서 너희는 몇 개를 없애라, 우리는 몇 개를 없앤다고 이야기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우려하던 1대 1 초소 제거 상황을 눈앞에 두면서 안보 균형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