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내 언론이야말로 이번에 꼴이 아주 우습게 돼버렸다
  • 김정은 속임수 걷어찬 트럼프, 문재인 정권만 우습게 돼 

     “전 세계는 그리고 특히 북한은 영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누리기 위한 좋은 기회를 놓쳤습니다. 이번에 놓친 기회는 역사에 매우 슬픈 순간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정상회담 취소 편지를 보내면서 한 말이다. 

    “회담은 네가 먼저 하자고 해서 하려고 한 건데 너는 우리에게 화를 내며 적대하고 핵무기 힘을 자랑했다. 핵무기 힘으로 말할 것 같으면 너네 것보다 우리 게 월등히 더 막강하다. 우리가 이걸 시용하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란는 말도 했다. 

    한 마디로 미-북 회담은 99.9% 열릴 것이라고 장담하던 문재인 정권만 쪽팔린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이 심상치 않았다.

    “문재인 당신이 김정은의 진의(眞意)에 관해 우리에게 말한 것과, 김정은 일당이 시진핑을 두 번째 만난 후 요즘 지껄이고 있는 소리가 왜 그렇게 다르냐?”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의 힐문 하다시피 했다. "가만 보자니  당신 문재인-김정은-시진핑이 한 패가 돼 나와 미국을 가지고 놀고 장난친 것 아니냐?"는 분노의 함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부연했다. “문재인 씨는 혹시 나의 생각과는 달리 생각할지도 모른다. 문재인 씨, 당신 생각은 어떤지 한 번 말해보시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딱히 뭐라고 반응했는지는 명백히 전해진 바가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통역 그만둬라. 뻔할 뻔자 소리겠지...

    문재인 정권은 결국 한-미 동맹의 한 축 노릇을 히기보다는 국제사회의 대북 최대압박에 구멍을 내려는 김정은의 꼼수와 시간벌기를 도와주고, 미국의 대북전략에 잠시나마 혼선을 일으킨 역활만 한 결과가 되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하기까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중재가 큰 역할을 했지만, 한국이 양쪽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과장이 있었고 이로 인한 오해가 불거졌다”고 VOA 뉴스도 전한 바 있다.  

    한국 국내 언론이야말로 이번에 꼴이 아주 우습게 돼버렸다. 언론의 객관적 정확성보다는 언론의 주관적 정치성을 더 앞세우면서 판문점 선언과 미-북 회담을 보도하고 해설하고 편집하고 제목을 붙여왔기 때문이다.

    언론의 주관적 정치성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대세라는 것의 눈치를 보고 거기 맞춰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팩트(fact)를 적당히 스핀(spin, 왜곡)해서 좋게 써주고 편집하는 것이다. 

    개중에는 상대적으로 좀 더 잘 쓰고 잘 편집하는 매체도 있었고, 유난히 더 알아서 기는 엉망 매체도 있었다. 그래서 언론 내부의 차별성은 물론 있었다. 그러나 주류 쪽 일부까지도 문재인 대통령 여론지지도 80%라는 수치에 눌려서인지, 아니면 생존의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그랬는지 판문점 선언이 간과한 북한 인권문제나 대북 퍼주기 문제점을 충분히 다루지 않거나 묵살한 게 사실이다. 

     김정은 김여정 현송월 띄워주기, 연예인 만들기, 오빠 만들기는 작년에 먹은 송편이 넘어올 지경으로 역겨웠다. 이들이 언제부터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멋쟁이 애교덩어리 ‘귀요미’가 되었던가? 이런 한국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회담 취소 사태로 완전 개망신을 당했다면 과언일까? 

    필자도 평생 언론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나는 마치 책임이 없다는 양” 말한다면 필자는 그 누구보다도 먼저 독자들의 비판을 사 마땅하다. 그래서 진정으로 독자들께 오늘의 우리 언론 현실에 대해 나이 먹은 언론인 출신으로서 옷깃을 여미며 머리를 숙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우리는 원칙을 지키는 대통령이요 행정부요 백악관이요 나라입니다”라고 입증해 보인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려 한다.

    그렇다. 자유, 정의, 인권의 세상을 지키고 폭군과 폭정을 배척하는 데 있어 미국은 단 한 치의 물러섬도 있어선 안 된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세습 사교(邪敎) 체제의 속임수에 두 번 다시 넘어가 줘선 안 된다. 

    필자는 얼마 전 한 기명 칼럼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달라야 한다”고 글 마무리를 했다. 그 희망이 일단은 충족된 것 같다. 이제 김정은이 답해야 한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CVID) 핵 폐기, 그것도 단시일 안에 할 용의가 있을 때만 회담을 다시 하자고 말하라. 그게 싫으면 그대와 그대의 수용소 체제의 앞날이 어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 2018/5/25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