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만 교수의 국방 교자체신

[컬럼] 특전사 다목적대검 사태를 바라보며... #2

- 지휘관의 마인드부터 바뀌어야 특전사 전투력이 높아진다.
- 군 작전요구성능(ROC)은 실무부대원들의 의견 반영도 중요하다.

정진만 칼럼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2.13 16:41:09
2017년 봄은 대통령이 탄핵되고 대선 분위기에 정국이 혼란한 시기였다. 이때 예상외의 인물이 문재인 캠프에 합류하게 된다. 바로 특수전사령관이었던 전인범 장군이었다. 이때 상당수 보수성향의 사람들이 전인범 장군에 대한 실망과 원망 등으로 등을 돌리게 된다. 전인범 장군이 왜 그래야만 했을까?

실은 대선 이전부터 많은 정치계 인사들의 접촉이 있었다. 그때마다 전인범 장군은 군 개혁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였지만 누구하나 진지하게 들어주는 인사가 없었다고 한다. 유일하게 진지하게 들어준 사람이 문재인 후보였기에 캠프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입당은 하지 않았다. 당원이 아닌 안보분야 자문으로만 합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눈치 안보고 할 말은 하는 성격의 전인범장군은 문재인 대선캠프 내에서도 호감형은 아니었다고 한다. 문재인 캠프내의 안보라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군 복무도 제대로 안한 사람들이 무슨 안보자문이냐고 뒤집은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전장군이 캠프를 떠난 뒤에 알려졌고 그 이전에 왜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냐는 질문 공세에 "특전사에 7만원짜리 람보칼도 안 사줘서..."라는 기사 제목으로 각 언론이 대서특필하게 된다.

과연 그 때문이었을까? 사람들은 단순히 칼 안 사줘서 보수를 배신하고 떠났다고 비난일색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들은(특히 전인범 장군의 지휘를 받았거나 잘 알고 있는) 그게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인범 장군은 짧은 사령관 재임기간 동안 많은 개혁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예산확보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에 상급부대나 정부부처마다 정치계 인사마다 만나기만 하면 예산지원을 요청하고 예하부대에 각계 인사들을 초청하여 전투식량과 건빵을 먹이고 장비와 훈련 상태를 시범보이며 "우리 대원들이 이런거 먹고 이런거 가지고 작전에 임합니다. 더 좋은거 먹이고 더 좋은거 입히고 더 좋은 무기 쥐어주고 싶은데 돈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자존심을 버리고 고개를 숙였던 지휘관이었다.

이쯤하면 몰랐던 사람들도 알아차릴 것이다. 7만원짜리 대검의 의미가 무엇인지 말이다. 단순하게 칼 안 사줘서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것이 아니다. 중장이라는 계급에도 할 수 없던 일들을 정치권의 힘을 빌려서라도 해보고자 기왕이면 말이라도 들어주는 곳에 간 것이다. 실제로 전역 전까지 고민이 많았었다고 한다. 야전군 부사령관으로 있으면서도 현역 예비역 부하들을 만나고 고민 이야기를 털어놓곤 했다.

필자도 전인범 장군이 군 생활을 마감했던 야전군 부사령관 시절 사령부 집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육해공군의 각종 무기체계 모형과 관련 서적들 서류가 쌓인 책상 위에서 당해 방위사업보고서를 읽고 있는 모습이었다. 버릇대로 경례를 하고 인사를 하자 심각한 표정으로 "어~왔어? 일단 저거부터 보고 뭐가 문제인지 말해봐" 하며 테이블에 있던 방탄헬멧을 넘겨줬다. 군에 보급중인 신형 헬멧 이었는데 개선중인 제품이라고 했다. 하지만 필자 눈에는 문제가 되는 몇 가지가 있어 설명했더니 "맞아 잘 봤어 이게 개선한 거라는데 뭐가 문제인지 아직 파악들을 못 하고 있단 말이야..." 이렇게 집무실에 있던 1시간 동안 장비와 제도개선 이야기만 하다가 나온 경험이 있다. 

같이 갔던 군 선배와 나오는데 "멀리서 왔는데 밥이라도 먹여 보내야 하는데 내가 시간이 없다. 가는 길에 이 옆에 횡성에 한우 싸고 맛있다. 그거라도 먹고 잘 올라가"하고 쿨하게 돌아서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다시 대선캠프의 대검 이야기로 돌아와 7만원짜리 대검이 언론을 타자 국방부는 신속하게 대처 한다는 것이 "2022년까지 18억 원을 들여 오히려 더 비싼 15만 원 짜리 특수작전 칼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국방부에서 밝혔다. 이런 발표를 접한 우리는(현역시절부터 전투발전연구를 함께 했던) "무슨 전투기 구매하나...."하며 어이없는 발표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냥 잘 나와 있는 대검을 사주면 될 것을 그 예산에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한 걸까?

그런 이벤트가 생긴지 1여년 만에 특수전사령부에서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는 특수전용 대검의 윤곽이 드러났다. 앞 편에서 언급했듯이 사진을 보자마자 실망과 안타까움에 화가 날 정도였다.

■ 보검 같은 대검

 그렇게 찬란하게 빛나고 화려한 대검은 지금까지 본 기억이 없다. 무슨 폴란드 기병대도 아니고 "내 대검 네 목을 가지러가" 유명 랩퍼의 노래가사처럼(원곡은 “오빠차”) 적에게 대검 자랑이라도 하러 간단 말인가? 

군용대검은 특수전용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무광이 원칙이다. 야간 작전 시 총기에서 나오는 반사광마저 방지하기 위해 불의 그을음으로 코팅하는 상황에 그런 대검을 작전팀에 지급하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누구 생각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실무자 입장에서는 지휘관의 지휘의도에 맞추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겠지만)
■ 18만원짜리 대검 

처음에는 신형대검에 관한 자료를 접했을 때 납품단가 때문에 재차 놀랬다. 이런 걸 개발해서 납품 받는데 18만원이나 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중에 FOX사의 대검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긍이 되었다.

기존 모델에 기능을 추가했으니 그정도 가격이면 속된 말로 뒷통수 맞은 가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술적 측면에서)그만한 값어치를 하는 제품이냐는 문제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너무 자세히 들어가면 공개적으로 거론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내용들이 있고 대원이나 출신들만 알 수 있는 내용이라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 다목적 대검 

KCB77계열의 대검은 다목적 대검이 맞다. 하지만 앞 편에서 언급했듯이 과연 특수전 상황에서(특수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기능들이 필요할까?

위에서 언급했듯이 기존 FOX사의 대검 모델에 기존 특전대검의 기능을 추가해서 제작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추가는 절단 기능이다. 하지만 이 기능이 필요할까? 정답은 없지만 경험상 별로 필요가 없을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절단기 휴대해서 다니는 것이 훨씬 신속하고 체력소모가 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기능 추가에 집착을 할까?"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현장에 대한 이해 부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작전요구성능(ROC)를 선정한 실무자들이 한번이라도 작전 중에 절단을 해봤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경험이 있더라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경험이 아무 소용없어진다.
■  근접전투 최후의 무기
대검에 대해 아는 군인들은 흔히 사용되는 대검이 일격필살의 무성무기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귀신같이 접근하여 번개같이 쳐야 하는 특전대원이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임무가 아니다. 차라리 손도끼를 사용하는 것이 더 간단하다. 상대가 약하면 몰라도 우리가 상대하는 적은 훈련된 군인이다, 영화에서처럼 단칼에 소리없이 제압하려면 정말 초절정 고수가 되던지 정글도 같은 큰칼을 써야만 한다.



기존에 보급된 특전대검도 그런 근접전투에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디자인이다. 

새로 보급예정이라는 대검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지만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필자는 민간인 신분인 지금도 군경에서 크라브마가 계열의 근접전투에서 사용되는 나이프 기술을 가르치는 지도자이고(KKM Instructor) 칼을 쓰는 입장에서 덧붙이자면 개개인의 취향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근접전투에서 살상에 적합하고 기본에 충실한 대검들은 시중에 판매중이다. 다만 국내에서 구매하는 경우 비싼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있어, 해외직구나 파병지에서의 구매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대검들은 기본적으로 무광택에 방염처리 혹은 텅스텐이나 티타늄 같은 고강도의 비철재료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능 면에서도 사용자의 그립감을 최적으로 맞추기 위한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에 그립을 바꾸지 않고 찌르고 베는 것이 수월하며(옛날 영화처럼 깊게 찔러서 적을 제압하는 것은 허구이다) 로프 등을 절단하기 용이하게 디자인 되어 있다. 

예전에도 그렇지만 많은 특전대원들이 자기가 선호하는 종류의(때로는 가격에 맞춰서) 나이프를 구매해서 가지고 다닌다. 필자도 폴딩나이프부터 대검, 그리고 멀티툴까지 세가지 나이프를 항상 휴대하고 군생활을 했었다.
현실과 동 떨어진 작전요구성능(ROC)

군생활을 하면서 가장 불만이고 의문이었던 것 중 하나가 "작전요구성능(ROC)는 누가 어떻게 선정 하느냐?"였다, 특전팀에 편제된 장비들이 하나같이 작전에 적합한 것들을 만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선배들부터 하는 말이 "군용품 중에 가장 쓸 만한 것은 수저와 깔깔이(방상내피)이다."라고 했을까. 이런 문제는 필자뿐 아니라 일선 부대의 많은 현역, 예비역들이 느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느끼고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왜 개선이 안 되는 것일까?"

 필자의 사견에는 현장의 목소리가 안 먹혀 들어가는 것이 문제이다. 현장에서 아무리 소요제기를 하고 전투발전의견을 제시해도 결정권자(중간의 결정권자 포함)가 마음에 안 들면 혹은 이해를 못하면 그걸로 끝이다.  "지금까지 이런 군의 조직적 문제가 군 발전을 저해했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컬럼을 쓰고 있는 동안 현역 후배들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육군본부에서부터 전투발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일선 팀원들이 직접 가서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정말 반가운 소속이지만 내심 걱정도 되는 것이 이러한 것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휘관이 바뀌어도 지속되고 실천되어 결과로 나타내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그러했듯 대부분이 단발성 보여주기이거나 지휘관이 바뀌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다.

국가안보는 정치와 경제를 떠나서 최우선이 되어야 하고 국가안보의 최일선에 있는 것이 우리 군인이다. 만약 지휘관이 계급에 취해 진급과 치적 쌓기에만 관심이 있다면 국가안보 최일선에 있는 군이 무너지는 것이고 진심으로 열린 마음과 생각으로 국가와 부하를 위한다면 국가안보의 기초가 탄탄해 질 것이다. 

늦었지만 전투력을 높일 수 있는 전투장비의 지급과 불합리한 군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

이러한 문제의 선상에 있는 것이 현실에 부합한 전투장비의 지급과 불합리한 군제도의 개선이다. 특히 불합리한 군제도 개선에 파장을 일으켰던 전인범 장군의 비인가장비(상용장비)의 허가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보급체계를 보완할 수 있는 훌륭한 명령이었다는 것에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 

우리 특전사는 다시 옛날로 돌아가 버렸다. 현역의 입장에서 말할 수 없는 필자의 선후배동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픈 마음에 다소 강한 어조로 비판적인 글을 쓰지만 아직 일말의 희망은 남겨두고 있다. 이 희망이 절망이 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우리 군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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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만

특전사 예비역 상사

아세아항공보안연구소·아세아항공보안교육원 교수

한국재난정보학회 부설 재난기술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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