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내부의 지휘관들이 정말 '워리어 플랫폼'을 이해하고 있나?- 사제 장비 만능론이 아닌, 전투력 및 생존력 강화가 목표!
  • 지난 12~13일 이틀간 국회 내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워리어 플랫폼' 홍보 전시회는 수많은 대내외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끝났다. 

    '워리어 플랫폼' 전시회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육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현재 추진 중인 육군개혁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노력했고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방문했다."라고 생각한다.



  • 지난 컬럼에서 반복해서 언급하게 된 '워리어 플랫폼'과 '육군개혁'에 대한 의미를 아직 잘 모르는 독자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이번 컬럼에서는 워리어 플랫폼과 육군개혁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고 그 당위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 ■ 워리어 플랫폼에 대한 개념 이해

    '워리어 플랫폼'은 "육군의 가장 기본 전투요소인 각개 전투원이 최상의 전투력 발휘를 위해 착용하는 전투피복, 장구 및 장비가 통합된 전투체계를 총칭한다."라고 정의한다.
    '워리어 플랫폼'을 쉽게 풀어서 이야기 하면 개인전투체계 즉, 전투원 개개인이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물품인 기본 전투복 등의 피복류부터 헬멧, 방탄조끼를 비롯한 개인장구 그리고 광학장비, 개인화기 같은 장비를 통합한 개념이다. 
    그렇다면 이 체계가 왜 육군개혁의 대상인가? 지난 컬럼에서 언급했듯이 우리군의 개인전투체계는 세계적인 규모에 비해 수십 년 뒤쳐져 있다. 또한 병력 감축으로 인한 전력공백을 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매 정권마다 계획했던 국방개혁에 포함은 되어 있었지만 계획 뿐 이었고 구제적인 결과는 없었다. 
    지휘부 또한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고 짧은 임기, 예산확보, 가시적 성과 등의 문제로 소외되었고 그 누구도 건들지 않았던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파병 등으로 시야가 넓어진 특수전사령부 등을 중심으로 이 분야에 투자하고 개혁하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역시나 예산확보의 어려움과 사령관의 짧은 임기와 지휘부 내의 인식 부족으로 개혁을 완료하지 못하고 사령관 교체와 함께 다시 과거의 시스템으로 회기를 하기도 했다. 
  • ■ 워리어 플랫폼의 구성요소

    워리어 플랫폼을 구성하는 요소는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전투원 개개인이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물품이 해당된다. 현재 우리 군(육군)에 편제된 체계와 우방국들의 군에 편제된 체계를 직접 비교하기에는 괴리가 있다. 
    병력 규모 대비 국방비 자체가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인데 육군에서는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우리의 형평성을 최대한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플랫폼 체계 연구와 단계별 발전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 ■ 워리어 플랫폼 개혁에 따른 효과는?

    위의 그림은 워리어 플랫폼 도입으로 인해 기대되는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좀 더 쉽게 이야기 하자면 K100탄을 사용하는 K-2소총 기준으로 엎드려쏴 자세에서 사수의 시력에 의지하여 250m 쏘던 것을 광학장비를 이용하여 유효사거리인 600m까지 사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야간 사격의 경우 지금까지는 0발 아니면 만발이라는 식으로 복불복 식의 명중률이었다면 100m이내의 모든 표적을 조준사격이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공격력만큼 방어력이 증가하여 생존성도 향상되는데 지금까지는 방탄복은 고사하고 있는 방탄장구도 불량이거나 기준미달 이었다면 워리어 플랫폼 사업에서는 현실적인 방탄규격을 적용하여 우수한 방탄장비를 도입 보급하고 현재까지 부대 특성에 상관없이 통합방탄장구로 하던 것을 부대 임무와 성격에 맞게 지급 하는것이 목표이다. 
    예를 들어 활동성이 많은 특수전을 수행하는 특전대대의 경우 중요 장기만 보호하는 플레이트 캐리어(Plate Carrier) 타입 또는 체스트 리그(Chest Rig) 타입의 방탄장구를 지급하여 전투중량을 최소화하면서 생존성을 보장하는 개념이다.

  • ■ 워리어 플랫폼의 추진 방법은?

    육군이 계획 중인 워리어 플랫폼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알 만한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문제가 참모총장의 임기와 예산 확보문제이다. 우선 임기문제는 자주 언급되었듯이 지휘관 교체시마다 벌어지는 참사라고 할 수 있는 지휘방침 변경이다. 
    지금 육군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임 참모총장이 누가 되든 부담이 될 것이다. 간혹 이러한 문제에 눈과 귀를 닫고 다 망가뜨리는 지휘관도 있지만 최소한 육군 자체에서 추진하는 역대 최고의 개혁 상황을 망가뜨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할 지휘관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가 되는 것은 예산 확보이다. 이 문제만큼은 군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일단 2022년까지 단기간 집중 투자로 우리 육군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거기에 필요한 예산 집행은 정치권의 몫이기 때문이다. 
    일단 당장 해결해야 할 예산문제를 살펴보자. 현재 확보된 예산 중 일부를 용도 전환하여 워리어 플랫폼에 투입하고 우선 사업을 진행하고 그다음 예산은 2018년 추경예산에서 최대한의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확보 가능한 예산으로는 워리어 플랫폼 맛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이렇게 까지 예산이 확보된다면 최소한 일부 우선 적용부대만이라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의 임기가 다가오게 된다. 
    여기서 쐐기를 박아야 하는데 바로 2019년 예산편성이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 같다. 이시점에 '워리어 플랫폼'을 시행하기 위한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어야만 육군에서 계획 중인 단기집중 투자가 가능해지고 '워리어 플랫폼'과 '육군 개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워리어 플랫폼에 대한 논평을 할 때마다 언급하는 것이 현재 육군개혁에 참여하는 육군본부와 예하 부대의 현역들은 계급 고하를 막론하고 군 생활을 걸고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계속 거론되고 있는 장비에 연봉을 투자한 특전요원의 경우 국회의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칭찬을 들으며 진급해야 하지 않겠냐는 격려에 “진급은 필요 없습니다. 저희가 싸울 수 있게 만들어 주십시오.”라는 대답으로 현재 군에서 지급된 전투관련 지급품들이 전투에 적합하지 않음을 강력하게 표현했다. 
    필자의 후배라서가 아니라 군더더기 없는 훌륭한 답변이었다고 생각한다. '워리어 플랫폼'의 기초를 바로세우고 로드맵을 바로 세우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육군본부의 담당자들 마음 역시 같을 것 같다. 
    군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 뿐 아니라 내부 역량 집결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부에 지휘관부터 일선 병사까지 "'워리어 플랫폼'이 왜 필요하고 왜 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한다면 우선 실패다!"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 언급했던 사항이기도 하지만 참모총장이 직접 총대를 메었지만 정작 응원하고 따라야 할 일부 중간 지휘자나 참모들이 눈치를 보거나 참모총장의 생각을 오해하거나 이해하지 못해 잘못된 방향으로 '워리어 플랫폼'을 잘못 전달하고 시행하려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는 소식이 군 밖으로까지 들려올 정도이다. 이는 정말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건군이래 육군 스스로를 비판하며 개혁에 임했던 시기가 없다. 다시 오지 못할 기회 일수도 있다. 참모총장이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좋은 기회를 군 스스로 날려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정치권도 우리 군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면 육군의 개혁을 위해 도와주는 것이 유권자인 국민의 안전과 국가안보를 더욱 튼튼하게 하는 일이며 정치인의 책무이자 사명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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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부컬럼 접수 : 오세진 기자 sejin@newdaily.co.kr


  • 정진만


    특전사 예비역 상사

    아세아항공보안연구소·아세아항공보안교육원 교수

    한국재난정보학회 부설 재난기술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