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劉, 호남서 지지 구애… 신당 지도부 견해차는 여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23일 광주를 찾아 지역 소상공인들을 만나는 정책간담회를 열고 통합 명분을 쌓기 위한 여론몰이에 나섰다. 양 대표는 호남 지역민심의 지지를 호소하면서도 통합개혁신당 지도부 입성과 관련해선 여전히 입장차를 보였다.

이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주남부센터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에서 안철수 대표는 "통합개혁신당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키워드를 말하라고 하면 바로 민생, 지역 경제, 그리고 미래"라며 "지금 정부가 제대로 못하고 있는 이런 부분들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게 바로 통합개혁신당의 가장 중요한 방향"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대표는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먹고사는 문제만큼은 꼭 해결하는 신당이 되자는 각오를 말씀드린다"며 민생 정당을 만드는데 힘쓰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이든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문제든 현장의 목소리를 바로 입법과 예산에 반영할 수 살아있는 정당이 되겠다는 약속드린다"며 "특히 어려운 지방경제 문제를 열심히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민과 중도층의 관심사인 민생 이슈를 짚어가며 '대안 야당'의 이미지를 부각해 표심을 모으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통합신당의 지도체제에 대해선 양 대표의 입장이 여전히 엇갈렸다. 양 대표는 간담회가 끝나고 곧바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백의종군과 관련된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안 대표는 "반대파·중재파 의원 분들에게 통합이 안철수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진정성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백의종군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혀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양당에서 한 사람으로 합의되면 한 사람의 대표 체제가 되는 것이고, 양당에서 서로 대표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씩 나오면 공동대표 체제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유승민 통합신당 대표 추대·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을 직접 거론하고 부인하며 "역할 분담 포지션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유 대표는 "신당 출범 초기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며 "안 대표도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신당이 설립되고 최소 3개월 당의 리더십이 지지도에 큰 영향을 주는데, 안 대표도 다가오는 지방선거 전까지 물러나지 말아달라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백의종군에 대한 유 대표의 이러한 간접적 일축보다 강경한 입장이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통합신당 초기 리더십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바른정당도 창당 초기에 지지도가 좋았는데, 이후 떨어진 이유는 당시 다들 당을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비전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유 대표도 백의종군하라'는 국민의당 장진영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완전한 억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평상시엔 '관리형 리더십'도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난국에는 '지도자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면서 "당을 끌고 갈 사람이 누가 있겠나, 유 대표와 안 대표 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