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복귀 후 민주당 탈당한 孫, 공세수위 높여가 반기문·김무성·김종인·안철수·정의화 등 규모 커지는 反文연대
  • ▲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2년여만의 정계복귀 후 개헌론, 제7공화국을 주창해오던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격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와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의결 정족수 확보를 위해 새누리당 비박(非朴)·민주당 비문(非文)·국민의당이 연대하는 형국이 되면서 이들이 개헌을 고리로 대선까지 뭉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기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손학규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이 거론된다. 

    개헌파로 불리는 이들과 개헌에 반대하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친문(親文) 세력과의 결전이 임박한 모양새다. 

    손학규 전 대표는 28일 "지금 이대로 가자는 자들이야말로 권력에 눈이 먼 정략집단"이라며 야권의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인천시청 브리핑실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그들(친문 패권세력)은 구체제를 어떻게 청산할 것인지, 신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선 아무 관심이 없다. 국민이 만들어낸 절호의 기회를 집권에 이용하고자 할 뿐이다"라며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고, 그들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전 대표는 "야권의 패권을 쥔 정치세력은 개헌에 대해 정략이라 매도하고 있다. 탄핵이 중요한데 물을 흐린다고도 한다"며 "그렇지 않다. 탄핵 프로세스에 걸리는 기간 개헌을 포함해 충분히 7공화국을 열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해야 할 일"이라며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촛불민심이 만들어낸 기회를 살리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새판을 짤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최근 문재인 전 대표가 "개헌론과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 교묘한 물타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아울러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대통령의 직무정지와 황교안 총리의 권한대행이 시작되는데, 이 기간동안 정치권이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손학규 전 대표는 이번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대통령과 함께 정략적 셈법에만 골몰했던 야당을 싸잡아 질타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저는 대통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야 합의로 거국내각을 구성해 국정을 안정시키고, 개헌으로 7공화국을 열어가는 해법을 주장했다"며 "그렇지만 대통령은 아무것도 내려놓지 않았고 야당은 총리추천을 거부했으며 박 대통령의 하수인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책임한 대통령과 대권에 눈먼 야당의 공동책임"이라고 했지만, 선(先) 총리 선임에 반대했던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야당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총리를 합의 추천해 과도정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계복귀와 함께 민주당을 탈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한판 대결을 예고했던 손학규 전 대표지만 그동안 문 전 대표를 향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해왔다. 지난 21일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개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비판한 정도였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가 탄핵 국면에서의 개헌 논의를 국면 호도용·권력 나눠 먹기라는 등 맹비난하면서 본격적으로 반문(反文) 연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는 개헌파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 7명은 이날 만나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을 국회의장에게 요구하면서, 개헌으로의 논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은 "모임에서 개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헌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는데 문재인 전 대표 때문에 안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지난 26일에는 손학규 전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별도로 만나 개헌 추진을 위한 제3지대 구성에 공감하는 등 접촉을 늘리고 있다.

    개헌파의 중심인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대표는 오는 30일 반기문 총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오장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 모임에 축사를 할 예정이다. 이를 놓고 개헌을 매개로 김종인 전 대표와 반기문 총장이 연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