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조하며 "we are going to be with you 100%" 양자 정상회담 시사
  • ▲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통화는 오전 09시 55분부터 10여분 간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박 대통령은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국제 정세를 언급하며 "(트럼프) 당선인이 탁월한 경험과 리더십으로 더욱 강력하고 번영하는 미국과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지난 60여년간의 동맹 관계를 발전시켜 오면서 신뢰를 쌓아왔으며, 이러한 강력한 한-미 동맹은 아태 지역 평화·번영의 초석으로서 미국이 이 지역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기여해 왔고, 앞으로도 (트럼프) 당선인과 긴밀히 협력하여 공동의 이익을 위해 더욱 다양한 분야에 있어 동맹 관계를 강화,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겠습니다."

    박 대통령은 "현재 한-미 동맹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의 핵(核)과 미사일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종종 도발을 통해 신(新) 행정부를 시험하려 했던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수개월 동안 북한의 이러한 시도를 철저히 억제하면서 만약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지도부가 핵과 미사일에 광적으로 집착을 하고 있는 만큼,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통해 자신들의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깨닫게 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 문제를 포함해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에 100% 동의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매우 불안정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한국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며,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We are with you all the way and we will not waver)"

    트럼프 당선인은 또 "오랜 기간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가전제품 등 한국산 제품을 많이 구매했는데 매우 훌륭한 제품들이었고, 한국에 많은 친구들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굉장히 좋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역내 정세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시고 든든한 말씀을 해 주신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한다"고 했다.

    아울러 "앞으로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강화하는 가운데, 북한 지도부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미국과의 공조를 굳건히 해나가자"고 당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흔쾌히 의견을 수용했다. 

    "동의한다.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 할 것이며(we are going to be with you 100%), 북한의 불안정성으로부터 방어를 위해 한국과 굳건하고 강력하게 협력할 것이다.(We will be steadfast and strong with respect to working with you to protect against the instability in North Korea)"

    박근혜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다시 한 번 축하 인사를 전하고는 "가까운 장래에 뵙고,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박 대통령의 인사에 사의를 표한 뒤 "(저도) 만나 뵙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박 대통령과 함께할 것이며(I am with you), 한-미 양국은 함께 함으로써 안전할 것(We will all be safe together)"이라고 했다. 

     

  • ▲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한편,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했다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의 거짓 주장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기간 중 박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는데, 윤호중 의장이 공식 석상에서, 그것도 이처럼 엄중한 시기에 한-미 정상회담과 같은 국가 중대사를 이렇게 언급할 수 있는 지 이해할 수 없고,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윤호중 의장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트럼프가 선거 운동을 통해 박 대통령을 조롱하며 선거에 이용했던 것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연 한미 정상회담이 잘 이뤄질까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우려가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호중 의장이 근거한 주장은 한 네티즌이 만들어 올린 합성 화면의 내용으로, 사실에 전혀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1야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의 수준이 고스란히 드러난 황당 논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