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선출, 사실상 정세균-문희상 양강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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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20대 국회 원(院) 구성과 관련한 여야의 협상이 타결됐다. 새누리당이 이날 오전 국회의장직을 야당에 양보하겠다고 밝힌 직후, 여야 협의가 급물살을 타면서다.

    새누리당 정진석-더불어민주당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20대 국회의 전반기 의장을 더민주가 맡기로 결정했다. 이날 여야는 상임위원장 배분에도 합의했다.

    더민주는 예결위·환노위·외통위·복지위·국토위·농해수위·여가위·윤리위 위원장직을, 새누리당은 운영위·법사위·기재위·정무위·안행위·미방위·정보위·국방위 위원장직 맡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교문위·산자위 위원장직을 가져갔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강하게 요구했던 국회의장직과 예결위를 가져갔지만, 법사위와 운영위 등 주요 핵심 상임위는 모두 여당에 내주게 됐다. 더민주가 국회의장직 탈환에 매몰돼 오히려 실리를 챙기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주요 상임위를 가져가기 위한 여당의 '의장직 사수' 카드 전략에 말려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 ▲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합의 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합의 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이종현 기자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 구성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언뜻 보기엔 더민주가 의장직을 가져왔지만, 상임위 측면에서 의원님들 볼 때 '너무 양보한 것 아니냐'고 서운해 할 것 같다"며 "정상적인 원 개원에 의미를 부여해달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국회의장의 자리는 상징성이 있다. 국민은 어느 알짜 상임위의 문제보다 의장직을 가져간 정당이 정상적 원 구성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맡기로 함에 따라 의장직이 어느 의원에게 돌아갈지도 관심사다. 최근까지 의장 출마를 시사한 더민주 의원은 문희상, 정세균, 이석현, 박병석 의원 등이다.    

    의원총회에서 무기명 투표를 통해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면, 선출된 더민주 국회의장 후보는 본회의 국회의장 선출 과정으로 올라가게 된다.

    문희상 의원과 정세균 의원이 당 대표직을 지냈고, 당내 의원들로부터 적지 않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의장 선출은 사실상 문-정 간의 양강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