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 화두인 '협치' 잘 이뤄질까
  • ▲ 20대 국회 원구성을 위한 국회의장 선출 투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공식 당선됐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0대 국회 원구성을 위한 국회의장 선출 투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공식 당선됐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20대 국회를 이끌 3명의 국회 의장단이 9일 표결을 통해 선출된 가운데, 의장단 3명이 모두 호남 출신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새누리당에서도 광주 출신인 심재철 의원이 당선되면서 국회는 바야흐로 호남 전성시대가 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부의장을 선출하기 위한 정견발표 시간을 가졌다.

    먼저 국회 부의장 후보로 나선 심재철 의원은 "여기 계신 여러 의원님과 함께 대선에서 필승하는 새누리당을 만들겠다"면서 "내년 정권 승리 이끌어 정권 재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부의장이 되겠다"라고 했다.

    이어 "부의장이 되면 심재철 개인의 자기 정치는 하지 않겠다"면서 "오직 당과 동료 의원님들의 최적화된 의정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당 의원에게 의정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입법 보조 지원 강화 ▲ 의원 외교 뒷받침을 위한 국가별 의원 외교 DB 구축 ▲ 지역구에서 방문한 사람들을 위한 국회 안내 활동 및 홍보 활동 강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심 의원은 "야당 국회의장이 6선이 유력하다고 한다. 선수에서는 밀리지 않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예결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 여덟 군데를 경험해봤다. 최고위원 등 30여 개의 당직도 해봤다"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인 김정훈 의원은 친박에 지지를 호소했다. 여소야대의 위기상황에서는 당·정·청을 원활히 하고 추진력도 갖춘 사람이 부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김 의원은 "제가 19대 전반기에는 정무위원장을 맡았는데 강성 야당을 상대로 한 번도 파행을 겪지 않았다. 18대 국회가 미디어법과 노동법을 두고 역대 최악의 전투적 국회가 됐을 때도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법안을 무난하게 처리해내 '원내 작전 전문가'의 별명을 얻었다"면서 "제가 전임 정책위의장을 지내 정부의 장관들도 알고 어떤 정책을 하고 싶어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연설에서 전임 국회의장이었던 정의화 국회의장을 정면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정책위의장하면서 느꼈지만, 저희 당에서 19대 국회에 정의화 국회의장 압도적인 표로 밀었는데 친정에 대한 배려 너무 없으시고 청와대와 각을 너무 세우려 해 아주 곤란한 적이 있었다"면서 "(정 의장이 국회의장을 하기 전에는) 잘하겠다 잘하겠다 했는데 막상 되고 나니 입을 싹 닫아버리는데, 제가 얼마나 항의를 했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결국 경선에 돌입한 두 후보의 싸움은 심재철 의원의 승리로 끝이 났다. 재적 의원 113명 중 과반 이상이 지지하면서 국회부의장 후보로 당선됐다.

    심재철 의원은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를 나온 호남 출신이다. 서울대 영어 교육학을 전공할 당시 총학생회 회장을 지내기도 한 운동권 출신이다. 그는 16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내리 5선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10시에 의원총회를 열고 경선을 통해 정세균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지목했다. 정 의원은 전북 진안 출신으로 전주 신흥고를 거쳐 고려대 법학과를 나왔다.

    국민의당은 박주선 의원을 경선 없이 추대로 정했다. 박 의원은 전남 보성 출신으로 광주고를 졸업해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공교롭게도 세 명의 전반기 의장단이 전부 호남 출신으로 선출되면서 20대 국회는 호남 출신 인사들이 이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