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 선대위원장 자격으로 지원유세" 지지 보내
  • ▲ 서울 동대문구갑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허용범 후보(왼쪽)와 종로에 출마하는 오세훈 후보(오른쪽). 오세훈 후보가 허용범 후보의 손을 맞잡으며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서울 동대문구갑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허용범 후보(왼쪽)와 종로에 출마하는 오세훈 후보(오른쪽). 오세훈 후보가 허용범 후보의 손을 맞잡으며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서울 동대문구갑 지역은 청량리를 품은 지역이다. 청량리는 과거 철도교통이 전부일 때 서울 동북부의 중심축 중 하나였다. 경춘선, 그리고 영동선의 실질적 종착역이자 지하철 1호선의 종착역이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초역세권인 셈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철도교통이 쇠퇴했고, 청량리는 점차 쇠퇴의 길을 걸었다.

    오는 20대 총선에서 서울 동대문구갑 지역의 새누리당 후보로 선거전에 뛰어든 허용범 후보가 청량리를 되살리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3일 경동시장 사거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동대문을 되살리겠다"며 거리유세에 나섰다.

    허용범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서울이 시작할 때부터 동대문구가 있었고, 그중에서도 청량리는 오랜 시간 동안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곳이었다"면서 "서울 동북부 핵심도시로 동대문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건을 선언했다.

    그는 "시대 극장, 통일 극장, 오스카 극장 등 제가 청년기를 보낼 때만 해도 동대문의 대형극장을 12개를 꼽을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단 하나도 없이, 9시면 불이 꺼진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있다"고 개탄했다.

    철도교통이 쇠퇴하면서 무너진 동대문의 위상을 발전시킬 새로운 플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허 후보는 이를 위해 ▲경춘선의 청량리역 시·종착역화 ▲분당선 청량리역까지 연장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한 <인천공항-청량리-평창 간 KTX 연결> 노선의 청량리역 핵심 환승 기착지화 ▲미래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건설의 차질 없는 추진 ▲경동시장 일대 한복판에 대형 주차장 건립 ▲서울 약령시의 관광 명소화 ▲청량리역사 주변 초대형 랜드마크 빌딩 신축 조기 착공 ▲ 강북의 최대규모 면세점 유치 등의 공약을 줄줄이 언급했다.

  • ▲ 허용범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후보(왼쪽)는 연설 후 함께 경동시장 거리유세를 다니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 허용범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후보(왼쪽)는 연설 후 함께 경동시장 거리유세를 다니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허 후보는 "65층 빌딩을 4개 짓는 롯데 면세점 유치 공약 등은 어디까지나 중앙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동북권 최고의 면세점을 유치해 관광객이 청계천만 갔다가 강남에 가는 게 아니라, 청량리에서도 관광과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이런 일은 여당 의원이 아니면 할 수가 없다. 대통령과 말이 통하고 장관, 여당 핵심관계자와 관계를 갖고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지난 4년간 동대문이 실제로 바뀌었나. 누군가는 동대문이 발전한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 예로 동대문구의 재정자립도가 46%에서 27%로 낮아진 것을 언급했다. 이전에도 동대문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는 사용한 예산 4,200억 중 46%밖에 충당을 못 했는데 서울시장과 동대문구청장, 시의원 등 야당 일색이 되면서 재정자립도가 반 토막이 났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공약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경동시장 주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며 자신감 내비쳤다. 허 후보는 경동시장에 대형 주차장을 건립하는 방식으로 주차난을 해결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유세 현장을 찾아 지원유세에 나섰다. 서울시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은 오 전 서울시장은 허용범 후보의 요청에 한걸음에 달려왔다. 오 전 시장은 "힘 있는 여당 후보로서 이곳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고 각부 장관과 함께 토론하고 고민할 수 있는 사이의 후보는 많지 않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조선일보〉에서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그의 경력에 비춰봤을 때, 글로벌 마인드와 국제적 시각으로 정치를 바라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제 성장만 할 것이 아니라 성숙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뜻을 함께하는 의원들이 새누리당을 바꾸는 것으로 시작해 정치를 바꾸고 싶다"고 언급했다.

  • ▲ 허용범 후보(오른쪽)과 오세훈 후보(왼쪽)은 가는 곳 마다 인파를 몰고다녔다. 한때 경동시장 골목이 정체현상을 빚기도 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 허용범 후보(오른쪽)과 오세훈 후보(왼쪽)은 가는 곳 마다 인파를 몰고다녔다. 한때 경동시장 골목이 정체현상을 빚기도 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오 전 시장이 이날 허용범 전 후보를 지원한 것은 여권의 강북 벨트 교두보가 되는 중요한 지역구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48석 중 17석만을 확보하면서 강북을 통째로 야당에 내줬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목표하는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특히 강북 벨트 복원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정치1번지' 종로로 뛰어들며 이번 총선의 중심에 뛰어든 오세훈 전 시장으로서는 종로 선거의 파급력을 총선 전체로 확대시키는 부분 역시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측은 "서울 지역 선대 위원장을 맡아 지원유세를 나간 것"이라며 "종로에 소홀하지 않은 선에서 다른 지역 후보들의 당선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후보는 지난 1일 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과 함께 동대문구갑 철도 공약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은 청량리역과 분당선, 경춘선을 각각 잇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허 후보는 전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 미래의 비전을 논할 수 있는 핵심 이슈 없이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원내로 진입해 인적인 수준에서 국회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