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서울시 선대위원장으로 지역구 관리 어려움…대선후보 가능성 '독' 돼
  • ▲ 선거 유세 중인 김문수 후보 ⓒ뉴데일리 정상윤
    ▲ 선거 유세 중인 김문수 후보 ⓒ뉴데일리 정상윤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불렸던 오세훈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결국 20대 총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줄줄이 탈락했다.

    먼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는 경기도지사를 두 번이나 맡으며 수도권에서 확실한 입지를 갖고 있었지만, 이한구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이 위기에 처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의 요청을 받고 대구로 향했다.

    김문수라는 거물급 정치인이 왔지만, 대구 수성의 민심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김문수 후보의 상대인 김부겸 후보는 지역에서 벌써 세 번째 도전이었다. 그는 탄탄한 조직 세를 기반으로 김문수 후보가 파고들 틈을 좀처럼 주지 않고 굳히기에 나섰다.

    김문수 후보는 여러 차례 지지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애썼다. 여러 가지 퍼포먼스에도 큰 소득이 없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하반기 안정화를 위해 여당에 힘을 모아달라"고 했고, 유승민 의원의 복당에 찬성하기도 했다.

    그는 궁지에 몰렸다. 선거 막판까지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자 특별 대책을 꺼냈다. '당의 잘못을 제가 대신 사죄하겠다'며 하루에 백번 사죄의 절을 올리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 총 일주일간 700번의 절을 하며 여야구도로 결집을 꿈꿨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당내 계파 갈등이 김문수 후보를 놔주지 않았다.

    대구에 불어닥친 '진박마케팅'은 대구를 끊임없이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놓았고, 여야구도로 지지층이 결집하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대구 북구을에서 야권성향인 홍의락 후보와 맞붙은 양명모 후보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진박 인사'들로 이뤄진 "대구선대위를 교체해달라"며 삭발을 하기도 했다.

    결국 친박대 나머지의 프레임으로 선거 구도가 굳어지면서 김 후보는 결국 김부겸 후보를 넘지 못하고 쓰라린 패배를 겪어야 했다. 수도권과 대구를 동시에 품을 수 있어 잠재적 대권후보로 평가됐던 김문수 후보는 이번 선거에 패함으로써 정치 경력에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됐다.

  • ▲ 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그에게 지지선언을 한 박진 전 의원(왼쪽).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그에게 지지선언을 한 박진 전 의원(왼쪽).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오는 20대 총선을 통해 수도권의 맹주로 위치를 확고하게 하고자 했던 또 다른 대선후보인 오세훈 후보 역시 5선 관록의 정세균 후보를 넘지 못하고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오세훈 후보는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정세균 후보를 꺾고 총선 전체의 판세를 주도하고자 했지만, 서울시 선대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여러 지역에 유세를 다니게 된 것이 패착으로 지적된다.

    이에 반해 정세균 후보는 범친노 최대 계파의 수장이면서도 다른 지역에 지원유세를 거의 다니지 않았다. 대신 바닥부터 훑으며 내실을 다졌다. 다를 수밖에 없던 전략이 승패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오세훈 후보가 대선 후보로 주목받은 것도 총선 표심에 마이너스였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오세훈 후보는 당내 공천 파동으로 같은 당 김무성 대표 등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대안으로 거론됐다. 특히 계파 갈등에 침묵하면서 지역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대권지지율이 껑충 뛰었다.

    그가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하더라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종로 주민들로서는 1년짜리 국회의원으로 오해할 만한 대목이다. 그의 전국적인 인지도, 대선후보로 가능성이 오히려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데에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처럼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번 20대 총선을 통해 의석을 잃었을 뿐 아니라 오세훈, 김문수라는 당내 주요 자산이자 잠재적 대선후보를 둘이나 잃은 꼴이 됐다.

    가뜩이나 야권보다 대권후보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새누리당으로서는 두 정치인의 패배가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