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 문화'가 黨 혁신의 장애 요소…계파 문제 드러내야 청산 가능
  • ▲ 새누리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태경 의원이 16일,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한 부산시당 혁신위원회의 보고서를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 전달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태경 의원이 16일,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한 부산시당 혁신위원회의 보고서를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 전달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부산시당의 혁신을 맡은 하태경 의원이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총선 평가와 당 혁신 방향에 대해 보고 하면서 "공천 과정에서 책임 있는 인사를 문책해야 한다"고 말해 파장이 예상된다.

    당권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최경환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하 의원은 16일 오전 여의도에 있는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 활동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8명의 혁신 위원이 3주간 활동한 내용을 설명했다.

    하 의원은 부산 출신의 두 명의 국회의장, 부산시당 소속 각 당협 사무국장, 청년 학생과 간담회 등을 통해 폭넓게 이야기를 청취하고 이를 최종활동보고서에 담았다고 했다.

    하 의원은 "오늘 공개한 최종활동 보고서에는 전날 발표했던 여론조사 결과와 그동안 부산시당 혁신위가 활동했던 내용이 전부 들어있다"면서 "간단히 내용을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총선 패배의 원인은 새누리당 내의 친박 비박 계파싸움과 최악의 공천 전횡으로 국민에 실망을 안겨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내 공천 과정에서는 크게 봐서 네 가지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한구 위원장의 공천 전횡 ▲최경환 의원의 진박 감별 선언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 ▲김무성 대표의 나르샤 사건을 지적했다.

    이어 "많은 국민이 혁신비대위에 바라는 첫째가 당내 패권주의의 청산이지만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여론이 66.6%로 집계됐다"며 "계파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야 청산이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계파 갈등과 공천 실패가 총선 참패로 이어졌기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책임 있는 인사를 문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책임 문화'가 새누리당 혁신의 장애 요인이 돼 참패 후에도 반성하고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촌극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는 여론조사에서도 징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6.2%로 압도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당권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최경환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하 의원이 공천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한 4명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윤상현 의원) 중 최경환 의원만이 전당대회 출마 등에 거론되며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비록 대권 출마를 노린 포석으로 풀이되지만 당분간 정치적 행보를 줄이며 자숙에 들어갔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일찍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현재 원내에 없다. 윤상현 의원은 복당이 되지 않아 무소속 의원인 상태다.

    하지만 최경환 의원은 이야기가 다르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최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심지어 대세론까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전날 최경환 의원에 대해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경제 전문가에 추진력도 있고, 우직한 면도 있어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당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고 리더십이 검증된 분이라면 친박이니 비박이니 따질 문제가 아니고 누구든지 다 나와야 한다"며 최 의원의 전대 출마를 옹호했다.

    한편 하 의원은 공천과 경선을 최소 1개월 전에는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경선과 공천이 너무 늦게 끝나 후보자 간 상처를 치유하고 단결할 시간 갖지 못한 게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면서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두고 후보가 결정될 정도로 마지막까지 자기 사람 심기를 한 결과 낙선 후보와 화해할 시간도 없고 앙금을 풀지 못한 채 선거를 치르게 됐다"고 비판했다.

    총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날을 세운 새누리당 부산시당 혁신위원회는 곧 2차 활동에 들어간다. 준비기간을 거쳐 '취약계층을 어떻게 새누리당 지지자로 확보할 것인가' 문제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차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