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진보 표방 당대표가 연좌제 운운하는것은 사이비"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 냈던 '아침소리', 교과서엔 '초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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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새누리당의 초·재선 의원모임인 〈아침소리〉의 이완영 의원이
    ▲ 새누리당의 초·재선 의원모임인 〈아침소리〉의 이완영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방에서 농성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본회의장에 한복을 입고 등장한 이완영 의원(왼쪽). 오른쪽은 같은 당 박윤옥 의원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초·재선의원 모임인 〈아침소리〉가 최근 국정 역사교과서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에 초강경 대응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문재인 대표 방에서 농성이라도 하겠다. 앞장서서 문재인 대표의 방으로 가겠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국회의원 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진행된 〈아침소리〉모임에서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에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국정화 교과서를 왜곡시키는 것은 교과서 연좌제"라면서 "진보를 표방하는 당 대표가 교과서 문제를 부모자식간의 문제로 만드는 것은 사이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작년 교학사 파동 때 8종 교과서를 모두 읽어봤지만 남북한 모두 양비론으로 접근해서 서술했다"면서 "그 자체가 편협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을 내재적으로 접근해서 이해하고자 한다면 북한의 핵과 인권유린도 이해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도 "교과서 집필진이 7-8명 정도되지만 (나눠서 집필하기 때문에) 결국 근현대사 부분은 1-2명이 집필하게 된다"면서 "이 부분을 서술하고 있는 대부분이 전교조 사람들"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다소 예민한 주제일 수 있는 주체사상에 대해서 언급했다. 하태경 의원은 "8종 교과서 모두 주체사상의 핵심을 빠뜨리고 있다"며 "수령님을 모시고 끝까지 간다는 김일성 유일사상 10대원칙 빼놓는 등 잘못 가르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야당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주체사상을 가르친다고 새누리당이 호도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주체사상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장기적인 시각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좋은 필진들이 내 이름을 언급도 하지 마라며 두려워 하고 있다"며 "(유능한 역사학과 교수들이)교학사 사건 때 협박을 많이 받았다. 시간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여론전이 계속된다면 유능한 역사학과 교수들이 부담을 느껴 집필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고, 교과서의 질도 보장하지 못하게 된다는 뜻으로 보인다.

    특히 이완영 의원은 "이번 문 대표의 발언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공개 사과 요구서를 서면으로 보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문재인 대표는 김무성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선친이 그런 경험이 있어 그렇게 교과서를 고쳐서 만든다고 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장인이 빨치산이라 교과서를 바꿨는지 되묻고 싶다"고 십자포화를 날렸다.

    아울러 "문 대표가 하는 장외투쟁도 한심한 일"이라면서 "(새누리당이)강경하게 보여줘야 (문 대표가) 이렇게 치고 빠지고 안한다"며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가진 '엄마들이 뿔났다! 친일 교과서 반대 강남·서초 엄마들과의 대화' 행사에서 '친일 독재의 후예' 논란을 일으킨 발언을 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선대가 친일, 독재에 책임이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또 "그 후예들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 이번 교과서 사태의 배경이고 발단"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문 대표의 발언이 '패드립(패륜적 언사)'라는 지적과 함께 당내 분열을 수습하기 위해 지나친 언사를 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한편 이날 아침소리의 강경발언은 당 지도부보다 한발 더 나아간 수위의 목소리여서 주목된다. 그간 '아침소리'는 새누리당 지도부와 약간씩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4월 '성완종 리스트'가 터졌을 때 〈아침소리〉는 당시 특검에 소극적이었던 원내지도부에 의원총회 소집과 특검을 요구했다.

    심학봉 의원에 대해서도 제명을 요구했다. 지난 16일 국회 윤리특위에서 제명안이 가결됐던 심학봉 의원에 대한 입장 역시 아침 소리는 '제명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아침소리는 그렇게 말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아침소리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여권이 한 목소리로 역사교과서 문제에 인식을 같이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간 아침소리가 김 대표와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내왔는데 이번엔 완전히 같은 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역사교과서가 좌편향됐다는데 여권의 이견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