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친노-호남 세력 흡수 나서자 문재인 제동걸며 “5년 뒤!!”
  • ▲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상대진영을 헐뜯고 비방했던 문재인-안철수 후보. ⓒ정상윤 기자
    ▲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상대진영을 헐뜯고 비방했던 문재인-안철수 후보. ⓒ정상윤 기자

    지난 대선에서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상대방 진영을 헐뜯고 비난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사이에서
    차기 대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또 다시 시작되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19일 [대권 재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던져 이목을 끌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대통령 4주기 추모 문화제 자리에서였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치도 바꿔야 한다고 하셨는데
    많은 분들 성원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뜻을 이루지 못해 송구스럽다.

    앞으로 5년을 더 기다려야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마음을 모아 5년 뒤에는 반드시 (정권을) 바꾸자.”


    문재인 의원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5년 뒤 차기 대권 재도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안철수 의원의 대선가도를 견제하기 위한 속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 19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문화제에서 문재인 의원이 친노 세력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19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문화제에서 문재인 의원이 친노 세력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틀 전,
    5.18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안철수 의원은 독자 세력화를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안철수 의원이 승부수를 띄운 지역이
    다름 아닌 [부산 사상구]라는 점이다.

    안철수 의원이 자신의 경쟁 상대인 문재인 의원의 지역구에서 보란 듯이,
    또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세력화에 시동을 건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지자 30여명을 모아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왜 내가 선택받아야 하는지를 설명하기보다,
    상대가 선택받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정치는 이제 더 이상은 곤란하다.
    정당 간 정권 교체라는 좁은 방식의 변화가 아닌,
    실질적인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측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구사했던
    [안티 전략]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이날 간담회엔 안철수 의원의 대선조직 관계자들이 총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2010년 김해을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이봉수 전 국민참여당 후보도 얼굴을 내비쳤다.

    안철수 의원은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예방을 마친 안철수 의원은
    “당선되고 나서 (권양숙 여사께서) 가장 먼저 난을 보내주신데 대해 감사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 ▲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故 박영숙 전 안철수재단 이사장 영결식에서 조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故 박영숙 전 안철수재단 이사장 영결식에서 조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친노(親盧·친노무현) 세력의 최대 텃밭,
    호남권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도 구사했다.

    권양숙 여사를 만난 뒤 곧바로 광주로 이동한 안철수 의원은
    5.18 기념식 전야제에 참석해 시민들을 두루두루 만났다.

    그리고는 국가보훈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허한 것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5.18 당일 행사에선 광주를 한껏 치켜세웠다.

    “광주는 한국 정치의 물줄기를 바꿔왔다.
    과거의 광주가 그래왔듯이
    지금의 광주 역시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씨앗이 되어 주시고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어 주시길 바란다.
    저는 그 마중물이 되겠다.”


    안철수 의원의 발언을 놓고
    언론에선 일제히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호남 지지율 전쟁이 시작됐다는 보도를 냈다.

    문재인 의원이 [5년 뒤] 차기 대권 재도전 의사를 밝힌 것도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안철수-문재인 두 사람은 20일
    고(故) 박영숙 전 안철수재단 이사장 영결식에서 어색하게 조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