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독자세력화 본격 시동…발등에 불 떨어진 민주당 安 비난 고조

  • [독자 세력화]에 본격 시동을 건 무소속 안철수 의원,
    [발목잡기 역풍]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민주당.  

    이들이 야권세력 재편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7일 안철수 의원은 하반기에 계획된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독자 세력화를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가 승부수를 띄운 곳은 다름 아닌 부산 사상구였다.
    [부산 사상구]는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단일후보를 놓고,
    이전투구(泥田鬪狗·진흙탕 싸움)를 벌였던 문재인 의원의 지역구다.


  • ▲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초유의 진흙탕 싸움을 벌인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정상윤 기자
    ▲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초유의 진흙탕 싸움을 벌인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정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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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민주당을 겨냥하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부산 사상구에서 자신의 지지자 30여명을 모아놓고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왜 내가 선택받아야 하는지를 설명하기보다,
    상대가 선택받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정치는 이제 더 이상은 곤란하다.”


    “정당 간 정권 교체라는 좁은 방식의 변화가 아닌,
    실질적인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측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구사했던 [안티 전략]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이날 간담회엔 안철수 의원의 대선조직 관계자들이 총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2010년 김해을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이봉수 전 국민참여당 후보도 얼굴을 내비쳤다.

    안철수 의원은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7일 오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7일 오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이날 저녁 곧바로 광주로 이동해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석했다.
    민주당의 지지율을 떠받드는 핵심 지역을 골고루 훑겠다는 전략이었다.  

    안철수 의원은 광주 5.18 전야제에서 시민들을 두루두루 만난 뒤,
    최근 국가보훈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허한 것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에 뒤질세라 안철수 의원보다 하루 앞서 광주에 총집결했다.  
    5.18 전야제에 참석하는 안철수 의원에 앞서 자신들의 최대 텃밭으로 꼽히는 호남지역 민심을 다잡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발등에 불 떨어진 제1야



    16일 오후 민주당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당 혁신의 의지를 담은 [광주 선언]을 발표했다.

    광주 선언에는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
    정치민주화를 넘어 을(乙)의 존엄을 지키는 민생정치와 복지국가 구현으로 승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앞서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5.18 기념문화센터에서 확대의원총회를 열고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

    이틀 후인 5·18 기념식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이와 별도로 현지에서 대규모 일정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다음날 안철수 의원이 5.18 전야제에 참석하는 것을 의식,
    하루라도 먼저 광주와 호남에 [깃발]을 꽂겠다는 전술로 풀이된다.


  • ▲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당 광주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당 광주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에 대해 민주당은 [영 고깝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안철수 의원에게 호감을 보내고 있는 일부 비주류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은
    안풍(安風)이 몰고 올 독자세력화로 인해 [야권이 분열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안철수 의원을 향해 각종 비난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호남과 수도권에서 우리당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 [몇 석 챙기겠다는 의도]가 아니냐.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 안철수 의원 측에 모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평화방송 라디오 방송에 출연,
    10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의원과의 협력관계에 대해 다시 판단해봐야 한다고 못박았다.

    “민주당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서,
    안철수 현상이 증폭될 것인지 잦아들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다.”


    “그런 상황들을 다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나서,
    (10월 재·보궐선거에서) 우리가 힘을 합치는 것이 좋은지 아닌지 판단하게 될 것이다.”



    실체 없는 安 신당에 민주당 ‘발칵’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민주당 지지율을 압도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16일 공개한 5월 셋째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이 창당하면 지지율은 26%로 지지율 29%를 기록한 새누리당을 바짝 뒤쫓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12%에 그쳤다.
    아직 실체도 없는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2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 것.

    이는 안철수 신당이 들어설 시, 야권세력 구도에 큰 변화가 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209명)의 38%와 무당파(360명)의 32%가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의 34%, 30대의 39%, 40대의 30%가 안철수 신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여론조사에 대한 <한국갤럽> 측의 분석이다.

    “[안철수 신당]은 기존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파의 상당수를 유입,
    20~40대에서는 제1당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