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백성운 의원 질의 중 다섯 번 끼어들어 ‘눈살’“안하도록 노력하겠지만 틀린 얘기 지적해야” 해명
  •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가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질의 중 여야 의원, 위원장 간 막말 고성이 오가는 등 파행이 잇따라 벌어졌다. 

    특히 개개인이 독립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막말이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한국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서는 백성운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 도중 김진애 민주당 의원이 다섯 차례나 끼어들어 반론을 제기해 국감이 중단되기도 했다.

    백 의원은 이날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의 효과를 설명하며 “4대강에 대한 억측이 많았다. 흘러가는 물을 인위적으로 막으면 오염시킨다는 거였다”고 말했다.

  • ▲ ⓒ YTN 방송화면
    ▲ ⓒ YTN 방송화면

    이에 김 의원은 “수문도 안막았다”며 불쑥 끼어들었다. 김 의원의 마이크는 꺼진 상태였다.

    백 의원은 이를 무시한 채 “현지에 가서 봐라. 저층수 배수구를 열면 수압에 의해 바닥의 물부터 한 10미터 뿜어져 나간다”고 질의를 이어가자 김 의원은 “정부가 틀렸다”고 큰 소리를 쳤다.

    백 의원은 “내가 질의할 때는 가만히 있어요”라고 경고한 뒤, “이번 홍수피해가 (4대강 공사 효과로 인해) 1/10로 줄었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다리가 5개 무너졌다”고 또 다시 끼어들었다.

    참다못한 장광근 위원장은 의사봉을 두드리며 “뭐하는 짓이냐, 국감 때 질의하는 것은 상식이다. 국감 질의 과정에 끼어들면 국감을 하지 말자는 것이냐”며 김진애 의원을 향해 호통을 쳤다.

    그러자 이번엔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의 ‘고압적 의사진행’을 문제 삼았다.

    유선호 의원은 “일방적으로 의사봉을 치면서 뭐하는 짓이냐는 고성을 내고 위압적으로 의사진행을 하면 무서워서 국정감사를 할 수 있겠냐”고 반발했다.

    결국 이날 오후 4시가 넘어서까지 여야 의원들은 의사진행 방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등 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김진애 의원은 “다섯 마디 했다. 아직 물 안 막았다. 다리 5개 무너졌다. 홍수피해 10분의 1 줄은 건 대통령에게 허위보고한 거다 등 모두 팩트”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인간적 실례를 범했다. 안 하도록 노력하겠다. 하지만 틀린 이야기가 나올 땐 지적하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26일에도 비슷한 사건은 계속됐다.

    국토해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 효과와 관련, 김진애 의원은 권도엽 장관을 향해 “입 다물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조원진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던 중이었다. 김 의원의 질의시간은 종료돼 마이크가 꺼진 상태였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국무위원이 답변하고 있는데 입을 다물라니오”라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현기환 의원도 “‘입 다물어’란 얘기를 듣고 의사진행을 계속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장광근 국토해양위원장은 김 의원을 향해 “동료 의원에게 한 것은 아니죠?”라고 물어 실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다음에 이 같은 일이 재발될 경우 정회조치를 취하겠다”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흙탕물 국감을 지켜본 네티즌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한 네티즌은 "김진애 의원은 1994년 타임지가 선정한 차세대 세계리더 100인으로 알고 있는데 언행은 하수급이다. 자신 만이 옳다고 남의 생각과 의견은 깡그리 무시한다. 절차와 과정은 생략하고 막무가내로 행동한다. 타임지가 이 광경을 보면 무어라 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일년에 한 번 뿐인 국감인데 서로 헐뜯다 끝날 바에는 서면으로 끝내는 편이 좋겠다. 내년에 막말 쏟던 입으로 한 표를 달라고 애원할 것 생각하니 벌써부터 투표장에 가기 싫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