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非文 대권주자의 연석회의 제안 일축반기문과 만나겠느냐는 질문에 15초 고민하더니 "요청받으면 그때 판단"
  •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4일 광주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서 열린 광주지역 문화계 블랙리스트 간담회에서 지역 예술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김민우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4일 광주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서 열린 광주지역 문화계 블랙리스트 간담회에서 지역 예술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김민우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4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대선주자들의 '공동정부' 논의 제안을 일축하는 동시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이를 놓고 지난 22일부터 3일간 광주·전남 일정을 소화하며 대선 완주를 재차 천명한 안철수 전 대표가 독자노선 강화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광주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서 가진 광주지역 문화계 블랙리스트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야3당 공동정부를 제안한 것에 대해 "지금은 공동정부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들이 공동정부 논의를 위한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제안한 것과 관련, "공동정부 논의가 아니라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한 모임이라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선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연대 시나리오가 난무하는 대신 정책 선거가 가능하다"면서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 경쟁이 되면 그것이 우리가 위기를 탈출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거듭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장했다.

    또한 광주시의회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공동정부에 대해 "변형된 단일화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단일화는 국민이 이제 식상해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김부겸 의원과 박원순·이재명 시장은 당내 비문(非문재인) 성향 의원 50여 명이 공동주최한 '야권 공동정부 추진 대선주자 초청 좌담회'에 참석해 "야3당이 정권교체와 국가 대개혁 완수를 위해 공동정부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합의문을 통해 "야3당 지도부가 '정권교체와 국가대개혁 완수를 위한 공동정부 추진 야3당 원탁회의'를 조속히 개최할 것을 요청한다"며 "결선투표나 공동경선, 정치협상 등 야3당 공동정부의 구체적 실현방한 마련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제안을 거절한 안철수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총장과의 만남조차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더욱 거리를 뒀다.

    안철수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총장이 설 연휴 전에 만나자던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요청받은 바 없다. 요청받으면 그때 판단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과정에서 15초 정도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그동안 반기문 전 총장과의 연대에 대해 반대해왔다.

    그는 이날도 여전히 반기문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반기문 전 총장이 과연 정권교체나 정권연장이냐 라고 할 때 많은 국민들이 정권연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함께 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날 반기문 전 총장은 KBS 특별기획 프로그램 '대선주자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연대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빅텐트의 새로운 한 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에 이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반기문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지난 10여일 간의 반 전 총장의 모든 행보를 볼 때 그분의 빅텐트는 빅텐트가 아니다"라며 "반기문 전 총장이 구상하는 빅텐트에는 우리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1·15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대론'을 놓고 당내 갈등을 빚다가 최근 '자강론'으로 뜻을 모았다.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던 주승용 원내대표도 "비박신당 등 다른 세력과의 연대나 통합은 단호하게 선을 긋겠다"고 선회했다.

    이날 안철수 전 대표가 비문 대선주자들과 반기문 전 총장과 거리를 둔 것도 자신이 '자강론'을 주도했던만큼 앞으로도 독자노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