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간담회 "제2의 중동붐 만들자! 熱沙 나라서 경제 살린 저력이 있지 않나"
  • ▲ 2박4일 이란 국빈방문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메흐라바드 국제공항에서 한국으로 출발 전 기내에서 이란 순방 성과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2박4일 이란 국빈방문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메흐라바드 국제공항에서 한국으로 출발 전 기내에서 이란 순방 성과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으로 이란 땅을 밟은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비(非)이슬람권 국가에서 이란을 방문한 첫 여성 정상인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행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10여분간 순방 과정을 적극적으로 설명한 박 대통령은 성과에 만족한 듯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에서 마지말 일정을 마치고 메흐라바드공항에서 전용기에 올랐다.

    전용기가 이륙하기 직전, 박 대통령은 이란 방문에 동행한 취재기자들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방중(訪中) 이후 한동안 귀국행 비행기에서 기내간담회를 생략해 왔다.

    그러나 이날은 모처럼의 순방 성과에 고무된 듯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북핵(北核) 문제와 관련, "이란이 전통적으로 북한과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 분명하게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고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북핵 문제라든가, 한반도 정세에 대해 로하니 대통령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 때 단 둘이 테이블에 앉게 됐는데, 그때도 그런 얘기가 집중적으로 많이 나왔다. 그런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어떠한 핵개발도 안 된다, 또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지한다고 그것도 공개적으로 표명을 했다. 한반도 정세에 불안감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앞으로 이란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것이 아마 이번 방문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 최고지도자와의 면담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만남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분은 이란의 최고 목표가 어떻게 해서든지 경제 부흥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여기에 모든 우선 순위를 두고 (면담을 진행했다), 이란이 노력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계시다. 그래서 자연히 (우리가) 경제발전 할 때 (얻은) 경험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그분의 관심사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유머도 있었고, 그래서 상당히 좋은 분위기에서 만남을 가졌다." 

    향후 이란과의 관계 개선이 우리 측에 긍정적인 신호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저녁(현지시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30분 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나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북한에는 적잖은 압박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 1989년 5월 이란 대통령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과 회담을 했었다. 이후 북한은 매년 5월에 이란과의 친선 주간 기념행사를 개최할 정도로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었다.

    하지만 해당 행사를 앞두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박 대통령과 만나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겠다"고도 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5월에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한 것 자체가 북한을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다"이라고 관측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이란 방문을 계기로 제2의 중동붐을 만들어 경제 재도약의 모멘텀으로 활용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이란 방문 과정에서 총 66건의 양해각서(MOU) 체결, 52조원(456억달러)까지 기대되는 경제외교 성과를 거두면서 부쩍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 세계 경제가 어려우니까 우리 기업인들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옛날을 돌아보면 한참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도 열사(熱沙)의 나라 중동으로 진출을 해서 나라 경제를 다시 살린 저력이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에 제재가 해제된 이후에 처음 이란을 방문을 해서 두 나라 사이에 새로운 협력 관계를 잘 구축하자고 확고한 공감대를 이뤘는데, 앞으로 이런 것을 기반으로 해서 제2의 중동붐을 만들어나갈 수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우리 수출도 회복하고 경제 재도약도 이룰 수 있는 모멘텀이 되도록 많이 챙겨 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기업들이 6,100여억원의 실질 성과를 창출한 1대1 비즈니스 상담회와 관련해선 "(순방 성과의) 후속 조치들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만전을 기하려고 한다. 한국 식당도 이란에 세웠으면 좋겠다는 제의도 있었고, K-타워(Korea-Tower)라든가 문화원 등이 양국에 다 세워지면 그런 것을 두 나라가 잘 활용하고, 국민들 사이에 문화 교류를 통해 더 가까워지게 되면 그것이 두 나라 경제와 다른 분야 협력에도 힘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기사를 보니까 '수주 잭팟'이란 제목도 있고, '이란 대박'이란 평가도 해주셨는데 경제 성과를 이렇게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들께서 수고를 참 많이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