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일회성 행사되면 안 된다"지만… 당내외에서 회의적인 시각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정세균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공동위원장(자료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정세균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공동위원장(자료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역점 사업인 '유능한 경제정당' 실현을 위한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가 30일 출범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본청에서 열린 출범식에 참석해 "드디어 드디어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가 출범하게 됐다"고 '드디어'를 두 번이나 반복해 강조했다. "정말 기쁘고 가슴이 설렌다"며 감격스런 심정도 표출했다.

    그는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는 우리 당의 집권 엔진"이라며 "총선 승리를 넘어 우리 당이 집권하는 그날까지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가 쉐도우 캐비넷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게 된 정세균 전 대표도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를 위해) 특별히 박사급의 인력 다섯 명을 새로 채용했다"며 "내가 정치한지 20년이고 정당에서 많은 일을 해봤지만 이렇게 당 차원에서 특위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대표는 "그만큼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가 민생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반드시 국민 여러분들께 답을 찾아드려야 할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려하게 내딛는 첫걸음에 비해 어쩐지 처음 보는 장면 같지 않은 기시감(旣視感, 데자뷰)이 느껴진다는 지적이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올해 1월 16일, 국회본청의 새정치연합 당대표회의실에서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당시)이 국정자문회의 출범의 축사를 했다.

    문희상 위원장은 "야당이 국정자문회의를 구성한 것은 최초"라며 "대안정당·수권정당을 목적으로 하는 우리 당에 있어 정책정당의 강화는 환골탈태의 초점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이 어려울 때 국정자문회의 의장을 맡아준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와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 이름 석 자만 들어도 우리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위원들께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정자문회의 출범과 더불어 당의 정책적 역량을 최대한 강화해서 정책정당·대안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국정자문회의의 전체회의는 이 첫 번째 전체회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김진표 국정자문회의 의장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1월 16일 첫 회의 이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자문회의는 새정치연합 당헌에 당무위·최고위·고문단·세계한인민주회의·전국직능대표자회의·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등과 함께 직접 열거된 집행기관임에도 모처럼 구성해놓고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것이다.

    게다가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국정자문회의 위원으로 위촉된 23인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국정자문회의 위원 중 특정 계파의 입맛에 맞는 사람만 '돌려막기' 식으로 재활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정세균 전 대표도 이 점을 의식했는지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는 일회성 행사가 되면 안 되고, 길게 보고 멀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구성된, 당헌에도 있는 집행기관을 제쳐놓고 당대표의 입맛에 맞는 특위를 따로 구성해 요란하게 출범식을 하는 게 수권 능력을 보여주는 일이겠느냐"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