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특집 다큐, 엉터리 '수정주의' 사관 가득‥논란 야기지난 7일 방송 직후 각계 항의 빗발쳐 "이럴려고 수신료 거뒀나?"

  •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탄생기를 그리면서, '건국'이나 '대한민국'이란 단어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피란민들을 '남녘 사람'이라고 지칭한 '이상한 다큐멘터리'가 결국 조기 종영됐다.

    한 소식통은 21일 "당초 3~4부로 기획됐던 다큐멘터리 <광복 70주년 특집 - 뿌리깊은 미래>는 현대사에 대한 역사관과  표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나머지 방영 계획이 전면 철회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프로그램명을 검색해보면 <대한민국 100년의 드라마>라는 전혀 다른 제목만 나올 뿐, <광복 70주년 특집 - 뿌리깊은 미래>에 대한 '소개글'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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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트를 클릭하면 화면 상단에 <뿌리깊은 미래>라는 타이틀이 나오지만, 하단에 적시된 소개글에는 "'광복 70년 미래 30년 대한민국 100년의 드라마가 시작 된다"는 낯선 내용이 적혀 있었다.

    『'광복 70년 미래 30년, 대한민국 100년의 드라마'는 2015년 대한민국 광복 70년을 맞아 KBS가 한국 사회와 시청자들께 선보일 정규/특집 프로그램, 캠페인, 시청자 이벤트 등의 방향과 목표를 포괄하는 주제어입니다.

    '광복 70년 미래 30년 대한민국 100년의 드라마'는 또한 광복과 함께 시작된 격랑의 한국 현대사를 온 몸으로 헤쳐 온 국민들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어보겠다는 KBS의 제안이기도 합니다.

    광복 70년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사진과 그 사진 속에 담긴, 역사적 현장에 함께 했던 시청자여러분의 삶의 이야기를 공모합니다.』


    애당초 다큐멘터리로 기획-제작된 <광복 70주년 특집 - 뿌리깊은 미래>가 졸지에 시청자로부터 각종 사연과 사진을 받아 소개하는 '시청자 이벤트(캠페인)'로 탈바꿈한 것.

    이는 '뿌리깊은 미래' 첫 방영 직후 이인호 KBS 이사장과 공영노조, 자유경제원 등에서 잇딴 반대 성명을 내는 등, 다큐의 '그릇된 역사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자구책으로 프로그램의 컨셉트를 급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지난 7일과 14일 오후 8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 <광복 70주년 특집 - 뿌리깊은 미래>는 단 2회 만에 막을 내리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 KBS공영노조-자유경제원 "'좌익 민중사관' 다큐" 비판


    지난 7일 방송된 다큐멘터리 <광복 70주년 특집 '뿌리깊은 미래' 1편 - 생의 자화상>은 △대한민국의 피란민들을 '남녘 사람'이라 지칭하고, △대구 10.1폭동을 묘사하면서 미군정이 시행한 강제적 미곡 수매(收買)가  봉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편협한 시각을 드러내는 등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다뤄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이인호 KBS 이사장은 지난 11일 KBS 본사에서 열린 KBS 임시이사회에서 "'뿌리 깊은 미래' 다큐를 본 사람들로부터 내용이 편향적이라는 항의를 여러 통 받았다"면서 "이런 식으로 방송을 하면 앞으로 KBS 수신료를 어떻게 인상하겠느냐는 항의도 받았다"는 얘기를 전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KBS공영노조(위원장 황우섭)도 같은날 성명서를 내고, "이 프로그램은 일제로부터 해방된지 70년,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세워진지 67년을 맞아 기획된 프로그램 치고는 우리 역사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내용 일변도"라고 꼬집었다.

    자유경제원은 12일 조대현 KBS 사장, 이덕승 시청자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문제의 다큐는 '6.25전쟁은 해방전쟁'이라는 80년대 운동권의 '좌익 민중사관'을 그대로 답습하고 △전체적으로 전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내세우면서도 △이 전쟁이 '북한에 의한 남침'이라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비판의 소리를 높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