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충청 의원·지자체장, 일제히 반발"호남, 전력·용수 불안 … 인력도 없어""李 정부, '투자 결정 근거' 공개해야"
  • ▲ 박덕흠·이종배·성일종·엄태영·강승규·장동혁·윤용근 의원과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등 국민의힘 충청권 국회의원과 시·도지사들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 박덕흠·이종배·성일종·엄태영·강승규·장동혁·윤용근 의원과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등 국민의힘 충청권 국회의원과 시·도지사들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충청권 국회의원과 시·도지사들이 이재명 정부의 호남 반도체 투자 구상을 정치적 결정으로 규정하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기업의 투자 판단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반도체 입지는 국가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를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투자 근거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정치질'로 국가의 운명이 달린 반도체 산업을 망치지 말라"며 정부를 향해 호남 반도체 투자 결정 과정 및 근거 공개를 요구했다.

    대표 발언에 나선 성일종 의원은 "유한한 임기의 정권이 기업의 결정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성 의원은 "청와대에서 호남 반도체 투자 대국민 보고대회를 여는 것은 기업 자율에 따른 투자 결정이라는 정부 설명과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직접 기업 총수를 만나고 보고대회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정치권력이 기업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모습"이라며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의 조기 완공을 위한 인프라 지원과 민원 해결"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기업의 투자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지 결정 과정까지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성 의원은 "용인 산단은 전력과 용수, 인력 등 국가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사업"이라며 "호남 반도체 투자 역시 전력·용수·인력·기업 생태계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결정됐다면 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충청권은 69.4%를 차지하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18%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가장 많이 집적된 충청지역으로 천안·아산의 삼성전자 반도체 패키징 기반, 청주의 SK하이닉스 생산거점,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와 KAIST 등 연구개발 인프라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청권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이미 구축한 만큼, 입지 선정 역시 산업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 의원은 "정치 논리로 충청권이 피해를 보고 국가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며 "지역균형발전은 필요하지만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는 정치적 고려가 아닌 경쟁력과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해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호남의 용수·전력·인력 여건을 둘러싼 비판도 쏟아졌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 자리에서 "기업이 결정할 일을 정부가 주리 틀어서 하는 것은 정경유착을 넘어 직권남용 문제로 비화할 것"이라며 "생태계가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고 인력 수급 방안도 없는 데 몰아붙이는 잘못된 형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태흠 충남지사 역시 호남의 재생에너지 여건에 대해 "태양광은 해가 없으면, 풍력은 바람이 없으면 전력을 생산하지 못한다"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강승규 의원도 "청와대에서 최고 총수를 불러서 강압적으로 하는 식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며 "나눠주기나 입막음용으로 국가 대계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덕흠·이종배·성일종·엄태영·강승규·장동혁·윤용근 의원과 김영환 충북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