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개막전 서울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 1-0 격침…첫 출전에 대회 첫 골예선 10경기 무패 조 1위…네이션스컵은 우승 두 달 만에 몰수패로 박탈17일 오전 4시 뉴저지서 프랑스와 1차전…2002년 대표팀 멤버였던 티아우 감독
  • ▲ 세네갈 축구대표팀의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세리머니 모습. ⓒ연합뉴스
    ▲ 세네갈 축구대표팀의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세리머니 모습. ⓒ연합뉴스
    [편집자주] 2026 피파(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 첫 월드컵으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본지는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주요 국가들의 전력과 핵심 선수, 강점과 약점,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는 '월드컵 프리뷰-출전팀 분석' 시리즈를 연재한다. 

    세네갈이 24년 만에 프랑스를 다시 만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문을 연 첫 골은 세네갈이 울렸다. 5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사상 처음 본선 무대를 밟은 세네갈의 파파 부바 디오프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무너뜨렸다. 1-0. 그 골이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11일 FIFA에 따르면 24년이 흐른 2026년 6월 17일 세네갈의 북중미 월드컵 1차전 상대는 다시 프랑스다. 무대만 서울에서 미국 뉴저지로 바뀌었다. 당시 공격수로 그라운드를 뛰었던 파페 티아우(45)는 이번 대회에서 감독으로 벤치에 앉는다. 

    세네갈 축구를 관통하는 단어는 '테랑가(환대)'다. 승패를 떠나 대회를 축제로 즐기는 이들의 에너지는 외부의 혼란을 덮는 강력한 무기다.

    전력은 예선에서 증명됐다. 세네갈은 아프리카 예선 B조 10경기에서 7승3무 무패, 승점 24로 조 1위를 차지해 본선에 직행했다. 22골을 넣는 동안 3골만 내줬다. 고비는 지난해 9월 콩고민주공화국 원정이었다. 0-2로 끌려가다 3-2로 뒤집었고 후반 42분 파페 마타르 사르(토트넘)의 결승골이 조 1위 경쟁을 갈랐다. 이번이 통산 네 번째 본선이자 3회 연속 진출이다. 첫 출전이던 2002년의 8강은 1990년 카메룬에 이어 아프리카 팀으로는 역대 두 번째 기록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잉글랜드 원정 평가전에서 3-1로 이겼다.

    감독은 2002년 프랑스전 승리 현장을 뛰었던 파페 티아우다. 

    핵심 선수는 사디오 마네(34·알나스르)다로 전술의 기둥이다. A매치 53골로 세네갈 역대 최다 득점자이고 이번 예선에서도 5골로 팀 내 최다였다. 본선행을 확정한 지난해 10월 모리타니전 4-0 승리에서는 전반 추가시간 프리킥 골을 포함해 혼자 두 골을 넣었다. 다만 마네는 2022년 카타르 대회 직전 부상을 당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월드컵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수비는 주장인 칼리두 쿨리발리(알힐랄)이 지원하고 골문은 에두아르 멘디가 지킨다. 미드필더 이드리사 가나 게예(에버턴)는 A매치 131경기로 팀 내 최다 출전이다. 공격수로는 니콜라스 잭슨, 이스마일라 사르(크리스털 팰리스), 일리만 은디아예(에버턴)가 마네 곁에 서 특유의 기동력과 활동량으로 세네갈의 득점을 돕는다. 

    약점으론 통제력 상실이 꼽힌다. 세네갈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승점, 득점, 실점이 모두 같았으나 경기 중 받은 경고 카드 개수에서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실력이 아니라 '반칙 누적' 탓에 월드컵에서 탈락한 국가는 역사상 세네갈이 유일하다.

    이 문제는 올해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에서도 일어났다. 세네갈은 연장전 끝에 모로코를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경기 막판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선수단 전체가 경기장을 무단으로 빠져나갔다. 아프리카축구연맹은 이를 심각한 규율 위반으로 판단해 세네갈의 우승을 취소하고 0-3 패배를 확정했다. 축구로는 이기고도 감정 통제에 실패해 스스로 무너진 사건이 8년 사이 두 번 발생했다.

    티아우 감독에게 프랑스는 각별하다. 선수 시절 프랑스 무대에서 뛰었고, 2002년 서울의 그 대표팀에 있었다. 16강 스웨덴전 결승골을 어시스트했고, 세네갈에서는 이 패스가 '파페 디아우 패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해 12월 조 추첨 직후 프랑스 RMC스포르트 인터뷰에서 "프랑스와 뛰는 건 언제나 즐겁다. 내겐 제2의 조국이다. 24년 만에 다시 만난다. 2002년에는 우리가 해냈지만, 이번이 쉬운 경기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면서 각 조 1·2위와 조 3위 중 상위 8개 팀이 32강에 오른다. 세네갈이 속한 I조에는 프랑스 외에 28년 만에 본선에 복귀한 노르웨이, 사상 처음 본선을 밟는 이라크가 있다.

    세네갈은 한국시간 17일 오전 4시 뉴저지에서 프랑스와 1차전을 치른다. 23일 오전 9시 같은 경기장에서 노르웨이를, 27일 오전 4시 토론토에서 이라크를 상대한다. 뉴저지의 같은 새벽, 프랑스가 88년간 닫힌 문을 두드릴 때 세네갈은 24년 전 서울의 기억을 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