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우호 기념물로 알고 부지 제공"…비문 확인 부족 인정
  • ▲ 일본 고치현에 건립된 안중근 의사 기념 석비. 출처=안중근의사숭모회ⓒ연합뉴스
    ▲ 일본 고치현에 건립된 안중근 의사 기념 석비. 출처=안중근의사숭모회ⓒ연합뉴스
    일본 고치현의 한 호텔 부지에 설치됐던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기리는 석비가 제막 엿새 만에 철거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치현 고난시에 있는 구로시오 호텔은 1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지난 6일 부지 내에 세워진 기념 석비를 12일까지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호텔 측은 고치현 일한친선협회 명예회장인 니시모리 시오조 전 고치현의회 의장으로부터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우호의 상징물을 세우고 싶다"는 요청을 받고 부지 사용을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막식 당일이 되어서야 비문 내용을 확인했다며 검토가 부족했던 점을 인정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번 철거 결정과 관련해 일본 내 일부 보수층 사이에서 안 의사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인물로 보는 시각이 있어 온라인상에서 항의와 비판이 이어졌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번 석비는 고치일한근대사연구회가 건립했다. 비석 전면에는 안 의사의 이름 대신 그가 강조했던 '한일우호·동양평화'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안 의사는 1910년 중국 뤼순감옥에 수감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고치현 출신 법조인 및 관계자들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막식에는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숭모회 측은 부지 제공자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면서 호텔이 영업상 부담을 고려해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사태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적절한 장소에서 기념석이 다시 세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