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가기관이 유족·국민 기만한 사안"1심 전부 무죄 선고 뒤 서훈·김홍희만 항소
  • ▲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정상윤 기자
    ▲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정상윤 기자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19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서 전 실장에게 징역 1년 6개월, 김 전 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국가기관이 유족과 국민을 기만한 사안으로 엄벌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 전 실장은 정부의 부실 대응으로 북한군에 우리 국민이 피격·소각되는 결과가 발생하자 비난을 면하기 위해 사건 은폐를 계획하고 주도한 최종 결정자이자 책임자"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전 청장은 국가안보실장의 지시에 따라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해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건 은폐에 가담하고 유족에게 2차 피해를 가했다"고 덧붙였다.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 측은 당시 정부 발표가 허위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피격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고 이대준씨를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했다는 검찰 주장이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다.

    최후진술에서 서 전 실장은 "수집된 증거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분석과 협의를 거친 정책적 판단이 형사소추의 대상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국민의 불행한 죽음 앞에서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갖지 않았고 어떠한 왜곡도 없이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김 전 청장 역시 "검찰이 사후적 관점에서 사건을 재조명하고 기소하는 부분이 많았다"며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되자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관련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사건을 '자진 월북'으로 왜곡해 발표했다는 의혹이다.

    서 전 실장 등은 북한의 피격 첩보를 확인하고도 합동참모본부 등에 보안 유지를 지시한 뒤, 해경 수사 결과 등을 통해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처럼 발표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공소사실에 위법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25개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이후 검찰은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함께 기소됐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은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무죄가 확정됐다.

    재판부는 내달 16일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