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관례" vs "안방 공백" … 5박 7일 방미배현진 "이해 불가" vs 박성훈 "모르는 소리"與 정청래 "부럽다" … 공세 빌미 준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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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방미 일정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지방선거를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미국으로 떠나며 공천 내홍과 리더십 공백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공천 갈등이 누적돼 절차가 지연된 시점에 당 대표가 장기간 자리를 비우면서 선거를 앞둔 핵심 의사 결정 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특보단장인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이번 지방선거에는 지금 이 타임 스케줄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미 시기를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는 데에 대한 '방어성 발언'이다.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방미 시점에 대해 "사실상 작년 12월에 초청받았다"며 "그때 방문하려고 스케줄을 짜려고 보니까 당내 현안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2월로 연기했다. 근데 2월도 당내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이어 "외교 문제 그리고 약속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도저히 이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국제적 외교 관례도 있고 그래서 이번에 방문하게 됐다"고 부연했다.앞서 장 대표는 전날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당초 2박 4일 일정이었지만 5박 7일로 체류 기간을 늘렸다. 미국 각계에서 면담 요청이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방미를 외교 일정으로 규정하며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계열 싱크탱크인 국제공화연구소(IRI) 간담회 등에 초청받아 참석해 한미 동맹과 보수 정당 정책을 논의할 계획이다.귀국은 오는 17일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당 대표가 일주일 가까이 자리를 비우는 일정은 이례적이다.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시점 방미가 오히려 지방선거와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장 대표도 출국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계 자유를 지키는 최전선 워싱턴으로 출발했다"며 "이번 6·3 지방선거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거대한 전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당 안팎 상황은 외교 일정의 명분과는 별개로 돌아가고 있다. 공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에서 당 대표가 자리를 비운 데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특히 공천 일정이 지연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조차 확정되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도부 공백이 그대로 공천 혼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서울시당 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7개 시도당 후보들의 공천 시계가 장 대표의 이유 모를 방미에 일주일간 멈춰 선다"며 "이 와중에 미국을 간다는 것을 누가 이해하겠느냐"고 지적했다. -
-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와 박덕흠 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대화하는 모습. ⓒ뉴시스
우려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후보 일부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를 한 명도 내지 못한 지역도 45곳에 달한다. 11곳에서 후보를 확정한 더불어민주당과 보폭이 크게 벌어진 모양새다.공천은 단순한 후보 선발 절차를 넘어 당내 갈등을 조정하고 지역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지도부의 개입과 판단에 따라 속도가 좌우된다.당 대표가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는 이러한 조정 기능이 사실상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공천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선거 전략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장 대표의 방미 일정에 대해 서울시당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당의 이의 제기가 없었다며 '발언 자제령'을 내렸다.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배 의원의 지적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알지 못하고 한 발언"이라며 "나머지 시도당에서는 이런 부분 관련해서 어떤 이의 제기도 없었다"고 강조했다.또한 장 대표의 방미는 지방선거 공천 절차 지연 원인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박 수석대변인은 "보통 시도당에서 의결되면 자동적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최고위에서 공천 과정의 적절성, 적합성, 당헌·당규 위배 여부를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설명했다.이어 "잘못된 정치적 의도나 해석을 가지고 지도부 흔들려고 하거나 당 화합, 공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은 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배 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이번 논란의 핵심은 방미 자체가 아니라 시점과 선택의 문제로 풀이된다. 특히 선거 국면에서는 내부 조직 정비와 후보 확정이 우선이라는 인식과 충돌하는 양상이다.공천 갈등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교 일정을 택한 판단이 결과적으로 내부 정비보다 외부 일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읽히면서 논란이 커진 배경이다.민주당도 장 대표의 방미 일정 비판에 가세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가 되고 나서 여러 나라에서 외교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정말 시간이 없었다. 장동혁 대표가 부럽다"고 했다.이어 "지금 선거 시기에 매우 일정이 촉박할 텐데 미국까지 출장을 가시니 저로서는 너무 부럽다"며 "국민의힘에 대해 '국민의 짐'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후보의 짐'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정치권 일각에서는 외교 성과를 통해 국면 전환을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곧바로 정치적 효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방미가 오히려 공천 지연과 지도부 공백이라는 리스크만 부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장 대표는 출국에 앞서 "저는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의 분열과 고통의 시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천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자리를 비운 선택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인식과 행보 사이의 간극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