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회 시정연설서 26.2조 추경안 처리 당부"비상 상황에 비상한 대책 필요 … 신속 처리 필요""이번 추경은 국채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소득 하위 70% 국민에 10만~60만원 차등 지원"민간 자발적 협력 당부 … "함께 아끼고 이겨내자"
  •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전쟁에 따른 국내외 경제적 어려움을 언급하며 이른바 전쟁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 추경안 시정연설'을 통해 "중동전쟁이 야기한 중차대한 위기 앞에 우리 국민의 삶과 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현재 조성된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와 같다"고 했다.

    그는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라며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 또한 어렵사리 되살린 경제 성장의 불씨가 사그라들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철저하고도 단단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긴 안목과 호흡으로 지금의 위기를 넘고 내일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 공급 차질에 따른 유가 급등, 나프타·요소 등의 원재료 부족으로 인한 플라스틱 제품·비료 생산 등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언급하며 추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일수록 사회적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총 26조2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마련했다"며 "중동 전쟁 위기로 꼭 필요한 곳에 과감히 투자하면서도 그 부담이 우리 국민과 경제에 전가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추경안은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에 10조 원 이상을 투자해 국민의 부담을 덜겠다"며 "현재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의 원활한 운영에 필요한 재원과 환율, 유류비 변동 대응을 위해 목적 예비비로 5조 원을 반영했다"고 했다.
  •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야당 의석으로 찾아가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야당 의석으로 찾아가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또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600만 명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 지역 우대 원칙에 따라 1인당 기본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차등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소득층 에너지바우처 수급 대상 가운데 등유, LPG를 사용하는 20만 가구에는 5만 원을 추가 지원하고 농어민에게는 유가 연동 보조금, 비료와 사료 구매비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했다.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국비 4000억 원을 투입하고 스타트업의 열풍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과학 중심 창업도시 구축에도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에너지 위기를 교훈과 기회로 삼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의 에너지 전환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1조1000억 원의 재생에너지 지원 의지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민간 분야에서의 자발적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고 비닐봉지 하나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해질 때 위기의 터널을 안전하게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체의 위기를 틈타 담합, 매점·매석 등 부당 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 있다. 이번 추경안은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이자 도약할 발판"이라며 "국가적 위기 앞에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한 충정으로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손을 맞잡고 나아가자. 정부와 저를 비롯한 공직자부터 비상한 각오로 앞장 서겠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 후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며 국민의힘 의원석을 찾아 악수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는 한편,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지만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과도 대구·경북특별법 관련 대화를 나눴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과도 밝게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이후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사진 촬영을 하거나 인사하며 본회의장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