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재배분? 국회 장악·입법 폭주" 직격민주, 상임위 독식 시사 … "원점서 재검토"李 발언 이후 강경 기류 …원 구성 충돌 격화
  • ▲ 공소청 설치 법안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습. ⓒ이종현 기자
    ▲ 공소청 설치 법안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습.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서 18개 상임위원장 전부를 확보하는 방안까지 거론하자 '입법 독재 선언'이라며 반발에 나섰다. 여당 중심의 '국회 장악'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맡은 상임위원회 운영이 지연되고 있다며 상임위 재배분, 국회법 개정 카드까지 꺼내 들어 입법 주도권 강화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일 민주당의 상임위원장직 찬탈 협박은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입법 폭주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는 이유로 모든 권한까지 독점하려는 태도는 '민주'라는 이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폭력과 다름 없다"며 "자신들 입맛에 맞는 법안만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의 시스템 자체를 파괴하겠다는 '입법 독재'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 운영 지연을 문제 삼아 위원장 배분 재검토를 거론한 민주당을 향해 "오만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국정을 발목 잡는 행태, 국익과 관련된 법안도 막는 행태가 되면 정말 상임위 배분을 나뉘 먹는 식으로 하면 안 되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같은 날 정책조정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이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1400만 개미 투자자들의 숙원인 지배 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보호 입법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교통위원회는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국토법안심사소위원장을 국민의힘 간사가 맡으면서 지난 12월 중순 이후 소위가 단 한번도 안 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공동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 삶에 피해를 준다면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이라며 "상임위 배분이 국정 발목 잡기용으로 전락한다면 향후 상임위원장 여야 배분 문제는 원점에서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책임론'을 거듭 주장하며 상임위원장 재분배 포석을 깔자 국민의힘은 거대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지적하며 맞불을 놨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작 민생을 외면하고 '사법 파괴 3법'과 같은 정쟁용 악법들을 단독 상정하며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넣은 주체가 누구인가"라고 화살을 돌렸다. 

    이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 민주주의의 대원칙마저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재편 압박을 입법 주도권 장악 시도로 규정하며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상임위 재분배 논의 자체가 국회 권력 구조를 흔드는 사안인 만큼 국민의힘은 여야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법안을 심사하고 정부를 견제하는 핵심 기구가 특정 정당의 영향력 아래 일방적으로 운영된다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축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벌이는 저급한 협박 정치를 즉각 중단하고 민생을 위한 입법 논의의 장으로 복귀하라"고 압박했다. 

    한편 민주당의 이 같은 기류는 대통령 발언 이후 더 강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상속세법·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이 정무위원장이라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은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상임위원장 전면 확보를 우선 목표로 두고 여의치 않으면 국회법 개정을 통한 구조 변경까지 검토하는 분위기다. 

    필요하면 여당 간사 주도의 단독 회의 개최, 위원장 권한 제한을 포함한 국회법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이 맡은 상임위가 정상 가동되지 않으면 제도적으로 우회하겠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상반기 원 구성에서 18개 상임위 중 11곳의 위원장을 확보했다. 당시 관례상 야당 몫으로 여겨진 법사위원장까지 민주당이 가져가자 국민의힘이 거세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