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스쿨·노동법 박사 학위…대형로펌 실무경험"노란봉투법 시행에 원·하청 교섭범위 크게 넓어져""지방공장에서 삼성전자 상대 교섭 요구할 수 있어""중처법 4년째지만 실효성 의문…하급심 형량 낮아"노동사건 수요 증가…"의뢰인 경청하는 변호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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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현 변호사. ⓒ법무법인 신진
"노란봉투법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방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들이 삼성전자를 상대로도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만드는 법안이다. 원청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어떤 하청업체들이 함께 교섭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해 기업들로선 상당한 경영 리스크를 안게 됐다."이동현 법무법인 신진 대표변호사(34·변호사시험 7회)는 20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노란봉투법은 하청 근로자들이 원청 회사와 교섭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인데, 이 법은 원청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지 전혀 확정돼 있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이 변호사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노동법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법무법인(유한) 세종에서 인사노무 자문과 중대재해 대응 등 실무를 쌓은 뒤 30대 초반에 개업해 현재 법무법인 신진을 이끌고 있는 'MZ 엘리트 법조인'이다.사용자 측을 대리해 곡물가공업체·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화장품 제조업체 등에서 중대재해 및 산업재해 관련 수사 대응한 이력이 있다. 학원강사·미용실 프리랜서 등 사건을 맡아 해고·징계 관련 소송도 수행했다.◆ "하청의 하청까지 교섭 요구 가능 … 기업들 '대응 모드'"이 변호사는 "법리적으로만 따지면 맨 아래 단계 하청업체의 근로조건이 상위 기업의 납기일, 업무 방식, 예산, 급여 구조 등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지방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최상위 기업을 상대로도 원청성을 주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이어 "문제는 교섭 대상과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모호하다는 점"이라며 "하청의 하청, 재하청까지 모두 연결될 수 있다 보니 기업 입장에선 누구와 어디까지 교섭해야 하는지조차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특히 노조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교섭 창구 단일화는 유사한 집단끼리 대표를 정해 교섭하도록 만든 장치인데, 지금처럼 원청과 하청 범위가 무한정 넓어질 수 있는 구조에선 누가 누구와 단일화해야 하는지도 알기 어렵다"며 "한 번 교섭을 마쳐도 다른 근로조건을 이유로 다시 교섭 요구가 이어질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선 사실상 '끝없는 협상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실제 현장에선 법 시행 직후부터 기업들의 자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변호사는 "기업들은 근로자성 확대나 원청성 인정 가능성을 리스크로 보고 있다"며 "계약 구조를 어떻게 정리할지, 내부 규정과 계약서 문구를 어떻게 손볼지에 대한 컨설팅 의뢰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이 변호사는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노동시장뿐 아니라 법률시장도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봤다. 과거 통상임금 소송처럼 다수 근로자를 대리하는 대형 사건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또한 "예전에 통상임금 이슈가 터지면서 수천 명 근로자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하고, 거기서 수십억 원대 성공보수를 받아 사실상 '엑시트'한 변호사들이 몇 분 있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식으로 큰 사건이 나올 가능성을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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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재해법 유명무실 … AI는 변호사 역할 재정의"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선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변호사는 "법 자체는 대표이사를 직접 겨냥하고 있어 형량만 제대로 높아지면 기업의 안전보건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도 "실제 재판에선 집행유예 선고가 반복되면서 경각심이 상당 부분 약해진 상태"라고 했다.이어 "시행 초기에는 기업들이 불안감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지금은 실형 선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대응 강도가 낮아졌다"며 "법원이 중처법 사건을 산업재해 사건과 유사한 수준으로 양형하다 보니 억제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문제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례와 하급심 사이 괴리가 크다고 짚었다. "대법원은 플랫폼 노동의 특성을 반영하려는 방향으로 판결한 바 있지만, 실제 하급심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열에 아홉은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말했다.청년 변호사로서 개업 시장의 현실도 녹록지 않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전관이 아닌 이상 이력만으로 의뢰인이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결국 지인 소개나 블로그 광고 등을 통해 사건을 수임하고, 이후 신뢰를 쌓는 구조"라고 말했다.법률서비스 광고 시장 구조의 변화도 지적했다. '네트워크 로펌'의 무분별한 광고로 단가가 올라가 부담이 크다는 진단이다. 그는 "개인 변호사가 광고를 집행하기는 쉽지 않다"며 "클릭 한 번에 큰 비용이 들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네트워크 로펌이란 전국에 분사무소를 설치하고 광고를 통해 대량으로 사건을 수임하는 법무법인을 가리킨다. 이 변호사는 "주요 법률 키워드 광고의 클릭당 단가(CPC)는 5만~10만원으로 네트워크 로펌들이 공격적으로 광고 유치에 뛰어들면서 그 단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중소 법인들도 광고비 지출이 커질 수밖에 없고 수임료는 정해져 있으니 광고비가 부담돼 자체 블로그 등을 통해 광고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AI가 법률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변호사들도 '챗GPT'를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의뢰인들도 AI에게 물어봐 '틀린 주장'을 가져와 사건을 설명하곤 한다"며 "이를 다시 검토하고 틀렸음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업무 부담이 늘었다"고 했다.그러면서도 "AI 시대일수록 변호사의 역할은 더 명확해진다"고 강조했다. "법령 검색이나 초벌 검토는 AI가 할 수 있지만, 재판에서의 설득, 절차 운영, 의뢰인에 대한 감정적 케어는 결국 사람이 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역량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이 변호사는 노동사건 전문 변호사로서의 목표에 대해 "거창한 비전보다는 개별 의뢰인의 사건을 잘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노동 사건은 관여 기관이 많고 판단 기준도 제각각이라 단순한 실력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현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상고심의위원회 위원, 인천공항출입국 정보공개심의위원 등 외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현장을 더 깊이 이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이어 "가장 좋은 결과는 1심에서 사건을 잘 마무리해 의뢰인이 다시 법원을 찾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며 "노동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