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모텔 연쇄 살인 사건, 챗GPT 기록 '살인 고의성' 판단 근거로일상 파고든 생성형 AI…범죄 악용 우려 현실화美도 AI 기록 수사 활용… 오픈AI 데이터 요청 1년 새 3배 증가전문가 "AI 기록 활용 수사 체계 고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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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 수사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 사용 기록이 범인의 고의적인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 스모킹건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범인인 김모씨(22·여)가 챗GPT를 통해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살인죄를 적용했다.일각에서는 이번 사례로 생성형 인공지능이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AI 확산에 따른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19일 김씨의 혐의를 기존 상해치사에서 살인죄로 변경해 구속 송치했다.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특정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하거나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의 범행 대상이 된 남성 가운데 2명은 숨졌고 1명은 치료 후 회복했다.경찰은 앞서 지난 10일 김씨를 자택 앞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다음 날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상해치사 등 혐의만 적용했다. 당시 경찰은 "살해 의도는 없었다"는 김씨의 진술과 자신이 평소 복용하던 약물을 범행에 사용한 점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하지만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김씨의 챗GPT 대화 기록 등 추가 증거가 확보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조사 결과 김씨는 범행 전부터 챗GPT에 '수면제와 술을 같이 먹으면 어떤가', '얼마나 같이 먹으면 위험한가', '죽을 수도 있나' 등 질문을 입력한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김씨는 첫 범행에서 피해자가 의식을 회복하자 이후 AI 등의 조력을 얻어 범행에서 약물 투약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씨의 챗GPT 대화 기록 등을 토대로 그가 피해자들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범행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기존 상해치사 혐의 대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
- ▲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씨가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AI 범죄 대응 체계 강화해야"…수사 활용 본격화생성형 AI의 일상화와 함께 범죄 악용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모텔 연쇄살인 사건에서는 챗GPT 대화 기록이 혐의 입증 자료로 활용됐다.실제로 생성형 AI 기록이 범죄 수사에 결정적인 증거가 된 사례는 해외에도 존재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 아동 착취물이 담긴 불법 웹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챗GPT 대화 내용이 수사 증거물로 활용됐다.오픈AI의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수사기관의 오픈AI 서버 데이터 요청은 2023년 0건에서 2024년 21건, 2025년 상반기 26건으로 1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월 한 팟캐스트에서 "사람들은 챗GPT와 가장 개인적인 대화를 나눈다"면서도 "대화 내용은 법적 특권이나 비밀유지 의무가 없어 법정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듯 수사기관의 AI 기록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전형환 메가엑스 변호사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범죄자뿐 아니라 수사기관도 생성형 AI를 많이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AI 대화 기록의 수사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생성형 AI는 윤리적 문제로 직접적인 답변은 제한하더라도 우회 질문을 통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기관은 생성형 AI 활용 범죄 대응을 위해 관련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AI 기록을 활용한 수사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김상균 백석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AI 기술의 긍정적 기능과 함께 부정적 측면도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플랫폼 사업자의 강화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수사기관 역시 AI 대화 기록 분석을 통해 범행 의도 파악에 활용하는 등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도 "생성형 AI 기록은 범행의 보강 증거로 충분히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AI 범죄 활용성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문제 해결에 범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상 파고든 생성형 AI…범죄 악용 우려도하지만 AI 확산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챗GPT나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는 단순한 검색 기능을 넘어 다양한 일상에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범죄자들이 범행을 실행하는데 AI의 조력을 받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이번 사건에서 김씨가 챗GPT에 물어본 것처럼 '해당 약물을 술과 어느 정도 복용해야 사망할 수 있는가' 등을 질문한 결과 특정 약물의 위험성과 알코올과 병용 시 중추신경계 억제가 증폭돼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답변 등을 얻었다.앞서 와이즈앱·리테일이 지난 10일 발표한 '국내 챗GPT 앱 사용시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챗GPT 앱 전체 사용 시간은 34억 분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2025년 1월의 4억 분에 비해 8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시민들은 생성형 AI를 업무와 상담 등 다방면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고모씨는 생성형 AI에 대해 "업무와 개인 생활 모두에 빈번히 활용한다"라며 "주로 챗GPT는 개인적인 상담 등 용도로 사용하고 제미나이는 이미지 생성 기능 등 업무 시 활용한다"라고 말했다.20대 직장인 서모씨도 "생성형 AI를 업무에 자주 활용하며 주변에서는 연애·고민 상담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생성형 AI는 범죄 등 민감한 질문에는 답을 제한했지만 연구 목적 을 이유로 우회 질문하면 상세히 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씨는 "챗GPT가 부적절한 답변을 제한한다 해도 질문을 우회하면 충분히 위험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범죄자들이 전문가 수준의 조력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서씨 역시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충분히 악용될 여지가 있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