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야당, 보수색 입히고 차별화 나서야 민주당 정책 쫓는 '짝퉁' 이미지 탈피가 관건현역 의원들, 적극적으로 스피커 역할 해야텃밭 장악한 중진 의원들 '선당후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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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내부 분열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흐트러진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수·우파의 가치를 앞세우는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역량 있는 스피커를 대거 키워내 중도층 선점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취지다.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1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 우리당은 지난 몇 년 동안 줄곧 민주당이 내놓은 정책을 리메이크 하는 정도에서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면서 "신선한 의제가 없다보니 차별점이 사라지고 말로는 좌우로 나뉘었지만 정책 면면을 들여다보면 좌파 정당 같은 정책을 내놨었다. 그런 정책이 필요는 하지만 그것이 우리 당의 간판 정책이 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실제로 국민의힘은 지난 수년간 각종 선거에서 정책 의제 선점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총선에서 코로나19가 전국을 휩쓸며 '코로나 지원금'이 화두가 됐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서 코로나 지원금을 주겠다며 열을 올렸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도 이에 편승했다. 같이 돈을 나눠주겠다며 경쟁을 벌인 선거는 미래통합당의 참패로 끝났다. 민주당은 180석을 얻으며 압승했다.2022년 대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에 도전하며 '기본소득'을 전면에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도드라진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영입해 후보로 내세웠다.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도덕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지만 중간 선거 판도를 흔들었던 의제는 '여성가족부 폐지'였다. 여성 중심으로 흐르던 정부 정책 방향을 바로잡겠다는 짤막한 SNS 메시지로 윤 전 대통령은 순식간에 2030 남성들의 표심을 상당 부분 끌어안게 됐다. 결과는 윤 전 대통령이 0.7% 차 신승이었다.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가까스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이외의 특별한 정책 어젠다는 제시하지 못했다. 민간 중심 경제 등 20년 전부터 외쳤던 구호와 흡사했다.야당 내부에서는 보수·우파의 가치를 살리면서도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속세 폐지' 구호를 꺼내들어 상속세율을 파격적으로 낮추려는 시도나 근로자들의 근로소득세를 부담을 낮추는 등의 의제를 과감히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특히 국민의 주머니 사정과 연관된 이재명 정부 실정에 대해서는 더욱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진다. 대표적으로 '부동산'과 '환율 문제'가 거론된다.전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49주 연속 올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8.98% 상승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역대 최고치는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있었던 23.46%다.환율도 고공 행진 중이다. 정부가 국민연금까지 동원해 한국은행과 통화스와프까지 가동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질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정부 개입으로 1429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15일 1470원으로 상승했다. 한계선으로 불리는 1500원을 넘보고 있는 것이다.의제 설정과 함께 야당의 가장 취약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스피커의 역량과 숫자 부족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비해 온라인 플랫폼 이용에 매우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유튜브는 물론 페이스북 통한 적극적인 의견 표명은 물론, 직접 현역 의원들이 스피커를 자처해 방송에 나서는 것조차 상대적으로 드물다.예컨대 이 대통령은 유튜브 등 온라인을 이용한 선거전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이 대통령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184만 명이다.이 대통령은 물론 여당 정치인들이 유튜브를 더 잘 활용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의 유튜브 구독자는 69만 명이다. 그는 일정을 위해 이동하는 차 안이나 식사하는 자리, 선거 유세에서도 유튜브를 키고 끊임없이 자신의 지지층과 소통한다.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주진우 의원과 유용원 의원 정도가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마저도 다른 민주당 의원들에 비해 구독자가 많은 편이 아니다. -
-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및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현역 의원들이 방송에 참여하는 빈도도 국민의힘은 여당에 비해 떨어진다. 국민의힘에서 스피커 역할을 하는 의원은 많지 않다. 대부분 특별한 이슈가 있지 않은 이상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오히려 지역구를 챙기겠다면서 지역에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문제는 해당 지역이 국민의힘이 탈환해야 할 지역이 아닌 '집토끼'로 불리는 영남 지역이 다수다.장동혁 체제가 들어선 후 이를 극복하고자 대변인과 미디어 대변인단을 꾸렸다. 이들이 방송에서 고군분투하며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역 의원이 나서 '무게감'을 더해야 한다는 진단이다.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종 친여 유튜브 방송을 비롯해 방송과 라디오에서 이들은 전방위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심지어 우상호 청와대 정무수석도 수시로 방송에 출연해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신이 빛날 수 있는 방송이나 계파 이익에 관련되지 않으면 방송 출연 자체를 피하는 경향이 너무 심하다"며 "방송 출연에 에너지 소비가 많이 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예전에는 초선 의원들이 총대를 메고 방송에 나가 다양한 현안에 대응했는데 요즘 초선 의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선비 같은 소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영남, 특히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TK(대구·경북) 출신 국회의원들의 희생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공천장만 받으면 당선이 되는 지역 특성상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인이 희생정신이 떨어지면 당이 새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민주당의 텃밭인 광주광역시에는 중진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 가장 높은 선수가 재선의 민형배 의원이다. 8명 중 7명이 초선이다.하지만 대구광역시에는 국회부의장을 맡은 6선 주호영 의원을 비롯해 김상훈(4선), 윤재옥(4선),권영진(3선),추경호(3선) 등 중진이 즐비하다. 12명 중 4명만 초선 의원이다.이들 중 몇몇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광역시장을 노리고 있다. 추경호 의원은 이미 지난해 12월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윤재옥 의원과 주호영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이들은 평생 대구에서 10년 이상을 정치인으로 살아온 인사들이다. 이미 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냈고 당이 힘들 때 중심을 잡는 역할도 해야 한다.새로운 인물을 키워야 할 시점, TK 등 텃밭에 또 당 고참급 인사들이 나선다면 당의 분열을 막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역에서 오래 정치를 한 인사들이 솔선수범 하는 대신 양지를 찾아가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수도권 등 격전지에 있는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에게 어떤 요구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보수·우파 심장이라고 하는 지역에서 우리 당 중진 의원들이 그간 선거마다 보여줬던 모습은 자리 보전에 방점이 찍혔다"면서 "험지에서 힘든 선거를 헤쳐나가며 승리를 해본 경험 있는 중진 의원들이 적다는 것은 결국 당의 전투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