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위브 실적전망 하향, 16% 급락…'수요 피로감' 현실화 우려버리, AI 빅테크 회계부정 폭로'…'AI 신화' 거품이었나위기의 韓 증시…고평가 논란에 발 빼기 시작한 외국인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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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AI) 관련 일러스트.ⓒ챗GPT생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정점을 찍은 가운데, 일부 기업의 실적 둔화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겹치며 'AI 버블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AI 반도체와 인프라를 중심으로 세계 증시가 급등한 이후, 일부 기업의 성장 기대가 꺾이자 시장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AI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된 한국 증시에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는 평가다.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관련 기업들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AI 과열 랠리의 끝자락'이라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대표 AI 인프라 수혜주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임대업체 코어위브는 10일(현지시각) 장 마감 후 실적발표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를 기존 51억5000만~53억5000만달러에서 50억5000만~51억5000만달러로 하향했다.이에 따라 회사의 주가는 16% 폭락하며 곤두박질쳤다.TSMC의 경우 10월 매출 증가율이 16.9%에 그치며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두 기업이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축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AI 수요 피로감'이 현실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AI 버블' 경고를 직접적으로 쏟아내는 전문가도 늘고 있다. 영화 '빅 쇼트'의 실존 인물인 전설적 투자가 마이클 버리는 10일 자신의 X(엑스, 옛 트위터)에 "AI 인프라 기업들이 장비 감가상각을 실제보다 과소계상해 수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요 AI 기업들의 회계부정 의혹을 폭로했다.영국 중앙은행(BoE)은 10월 발표한 분기별 업데이트에서 "AI 관련 자산이 과도하게 평가돼 있다"며 거품 리스크를 공식 경고했다. AI 산업이 만들어낸 혁신의 물결은 부인할 수 없지만, 시장이 이를 '무한 성장 서사'로 과신할 경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실제로 미국 나스닥과 한국 코스피는 올해 각각 40%, 70% 가까이 상승했으나,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AI에 대한 기대감에 의해 만들어졌다. 기대가 꺾이면 하락 속도는 가파를 것으로 예측된다. -
- ▲ 엔비디아, 오픈AI 로고. 출처=로이터ⓒ연합뉴스
'AI 버블 비상벨'은 이미 한국 증시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하며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같은 시기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는 40선을 웃돌며 시장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시장이 급랭했던 지난 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실제로 지난주 코스피는 3.7% 하락하며 4월 이후 최악의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AI 기대감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그만큼 과열의 역풍에 노출된 모습이다.블룸버그 통신은 12일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넘기며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주가 변동성에 대한 베팅이 급증하면서 경고등이 커졌다고 전했다. 투기성 거래에 의존한 거품이 끼었다는 진단으로 해석된다.최근 AI 중심주의 고평가 논란이 커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200 지수와 연계된 선물 약 1조65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콜옵션과 풋옵션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단기 급등세가 꺾일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AI 반도체 대표주들이 고점 부근에서 변동성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 ▲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이미 'AI 버블 피로감'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AI 버블 비상벨'이 단순한 테마주 조정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세다.우선, AI 산업의 투자 구조가 과거 IT버블 당시와는 달리 초대형 설비투자 중심이라는 점이 그 이유로 꼽힌다.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대형 기술기업들은 향후 5년간 수천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예고했다. 막대한 실물 자본이 투입되지만, 수익 회수 시점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시장 충격의 진폭이 커질 수 있다.또한 기대와 실적 간 괴리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AI 기술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당장 기업 수익에는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이자 투자 심리의 바로미터로서 조정의 첫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