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역풍에 '文 어게인' 불안감 확산최민희 축의금 논란에 이춘석·추미애까지각종 악재에 지지율 하락세 … 40%대도 깨져결국 강성 지지층 결집으로 타개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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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해 발언 시작 전 회의실에 설치돼 있는 연합인포맥스 경제 상황 모니터에서 4000포인트를 넘어선 코스피 등 증시 상황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입김은 앞으로 더 강해질 전망이다. 경선 후보가 몰리면 권리당원 100% 투표로 예비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대책에 따른 여론 악화, 당내 인사들의 연이은 설화 등으로 지지율이 흔들리자 핵심 지지층 결집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포석이다.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년 지선에서 경선 후보가 많을 경우 권리당원 100% 투표로 예비경선을 실시한 뒤, 상위 3~4명을 추려 본경선에서 '권리당원 50%+일반 여론조사 50%' 비율로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그간 민주당은 대부분 전국 단위 선거에서 '당원 50%, 국민 여론조사 50%' 병행 방식을 유지해 왔다. 특정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해 '국민 100% 경선'을 치른 적은 있지만, 권리당원 100% 예비경선은 극히 이례적이다. 결국 내년 공천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참 좋은 지방정부위원회 발대식'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가장 민주적 경선으로 치르겠다. 그런 방식으로 룰 세팅이 진행되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입김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방선거 룰이 아니다. 가장 많은 권리당원들이 참여하는 것이 지방선거 승리의 가장 큰 주춧돌"이라고 밝혔다.정 대표는 지난 25일 민주당 제주도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는 "지방선거에 당원들의 참여를 전면적으로 개방하고, 당원들이 직접 후보를 뽑게 할 예정"이라며 "예를 들어 10명이 나오면 A조, B조에서 5명씩 1차로 걸러내는데 권리당원 투표로만 한다"고 말했다. 본경선 티켓을 강성 당원들의 손에 맡기겠다는 뜻이다.민주당이 지지층 결집으로 방향키를 돌린 데에는 정 대표 취임 후 하락한 지지율과 연이어 터진 악재가 배경으로 작용했다.먼저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은 공급 대신 규제 및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춘 탓에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역풍을 맞았다. 애초 실수요자 민심을 잡으려던 의도와 달리, 전세시장 불안과 거래 절벽이 심화되며 여론은 급속히 냉각됐다.이 과정에서 불거진 부동산 대책 설계자들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 행태와 실언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계기가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언급하며 '문 어게인'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여기에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자녀 결혼식 논란도 여론 악화에 힘을 보탰다. 최 위원장은 국감 기간 중 자신의 딸의 결혼식을 치르고 모바일 청첩장에 계좌번호 공개와 함께 '카드 결제' 기능까지 추가해 논란이 일었다.최 위원장의 "양자역학 공부하느라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해명으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급기야 MBC 국정감사에서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킨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공적 권한의 사적 남용"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지난 8월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던 이춘석 의원의 차명주식 거래 논란은 민심 이탈의 초석이 됐다. 당시 이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진 명의로 1억 원대 주식을 거래하는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돼 파문이 일었다. 결국 이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그러나 그 후임으로 임명된 것은 다름 아닌 추미애 의원이었다. 온건 성향의 이 의원이 물러난 자리를 강경 노선의 추 의원이 채우면서 당의 전체 기조가 한층 강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추 위원장은 취임 후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강행하는 등 과감하고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이는 결국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7~28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0월 5주차 정례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응답률 5.3%)에서 민주당 41.4%, 국민의힘 36.4%로 집계됐다. 양당 격차는 5.0%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40%대 아래로 떨어져 이재명 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조사해 16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39%를 기록했다. 2주 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한 결과다.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각종 악재가 당에 부담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 대표의 거침없는 대야 강성 일변도 행보는 중도층 이탈을 재촉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누가 먼저 중도층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한데, 이렇게 되면 밀릴 수밖에 없다"며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