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서영교·김민석 등 與 후보군 범람 吳, 현역 프리미엄 중도층 경쟁력에 與 고심민주-조국당 후보 단일화 여부도 최대 변수野, '안오석' 연대 가능성 … 서울 수성 안간힘"선거 앞두고 국힘 해산론·개헌카드 변수"
  • ▲ 오세훈 서울시장.ⓒ뉴데일리DB
    ▲ 오세훈 서울시장.ⓒ뉴데일리DB
    여야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일찌감치 선거 모드에 돌입했다. 여권은 특히 '미니 대선'으로 여겨지는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현역인 오세훈 시장의 벽을 넘을 인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당 지지도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최근 조사에서는 서울의 경우 초박빙 상황으로 나오면서 여당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중도층을 사로잡고자 강성 이미지가 강한 현역 정치인 대신 '기업인 출신'을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남은 8개월여간 정당·인물 매력도와 현안 대응 등이 승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달 18일 지방선거 총괄기획단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출범하면서 지방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총괄기획단 위원장은 5선 나경원 의원, 조강특위 위원장은 당연직인 정희용 사무총장이 맡았다. 국민의힘은 기획단과 조강특위를 중심으로 공천 심사 기준과 선거 전략을 세워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앞선 지난 8월 26일 공천 평가 기준과 외부 인사 영입 등을 주도할 지방선거기획단을 출범했다. 단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3선 조승래 의원이 맡았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단연 서울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를 넘어 차기 대선 구도를 가늠하는 무대로, 서울의 승패가 곧 지방선거 전체 판세를 가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국회·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석권하겠다는 목표로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치러진 2021년 보궐선거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연패한 민주당은 설욕전을 다짐하며 중량급 인사들을 대거 경쟁에 붙일 태세다.

    민주당에서는 3선 박주민(은평구갑) 의원이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고, 4선 박홍근(중랑을)·서영교(중랑갑) 의원, 3선 전현희(중·성동갑) 최고위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에서는 제21대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과 기초단체장 3선을 채운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 전후로 꾸준히 유력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또한 차출론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김 총리는 최근 민주당 소속이던 김경 서울시의원이 특정 종교 신도들을 동원해 김 총리를 지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김 시의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국민의힘은 '몸통'을 밝혀야 한다면서 김 총리를 정조준했다.

    범여권에서는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비대위원장은 '자강론'을 강조하며 지방선거 전까지 민주당과의 합당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서울 등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현역인 오 시장의 재출마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나경원·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같이 싸워야 한다"면서 '안오석(안철수·오세훈·이준석)'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 ▲ 지난 8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회의장을 나서며 정청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 8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회의장을 나서며 정청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야권 연대론과 맞물려 오 시장의 중도층 경쟁력이 여전한 것으로 나오면서 여권에서는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후보군이 다양하게 거론돼도 여전히 인물난을 겪고 있다는 인식 아래, 당내에서는 '기업인 출신' 등 외부 인사 영입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존경하는 기업인"이라고 평가한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이러한 분위기는 집권 후 일관되게 강경 노선을 고수하면서 '중도층 지지 기반의 취약성'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중도층과 스윙보터의 표심이 바로미터인 서울 지역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 격차가 크지 않은 것 또한 민주당에서는 고민하는 지점이다.

    세계일보가 지난 1일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의 경우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2%,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3%로 초박빙이었다. (전국 남녀 1010명 대상,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지난 9월 4주차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43.3%, 국민의힘은 38.3%로 조사됐지만, 서울에서는 민주당 37.6%, 국민의힘 37.9%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엿보인다. 같은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수행을 긍정 평가한 답변은 51.0%, 부정 평가는 44.1%였지만, 서울에서 긍정·부정 평가는 각각 48.4%, 48.2%로 비슷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무렵이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주거, 교통·인프라, 통상·경제·일자리와 정치 등 정책 성과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요인은 '민생'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데일리에 "서울의 제일 큰 변수는 선거 때 이 대통령의 여론 지지율"이라며 "경제 현안과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도래할 것이고 부동산 문제가 연착륙될 것인지, '문재인 시즌2'가 될 것인지 윤곽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그때쯤 되면 주한미군 문제와 방위비 협상 등 안보 문제가 정리될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이를 잘 헤쳐나간다면 서울시가 가장 먼저 반응할 것"이라며 "반대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역시 서울시가 먼저 반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야 모두 중도층 확장성이 있는 후보를 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평론가는 "정청래 대표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처럼 강경파가 나오면 여권은 고전할 것"이라며 "국민의힘도 중도층의 공감을 얻을 후보가 나와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과 '개헌카드'를 제시해 판도를 역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기준으로는 여권이 어떤 후보를 내놔도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오 시장보다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신 교수는 "민주당에서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론 또는 개헌론으로 정국 프레임을 끌고 가면 국민의힘이 고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