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경기지사 출마설 … 야권서 '나경원 차출론' 역대 선거 … 민주 계열 3번, 국힘 계열 5번 당선 與 유리 판단 속에 정부 실정·李 혐오감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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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뉴데일리
내년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두고 있지만 벌써부터 경기지사 후보로 여야 중진 정치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권에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같은 법사위에서 활동 중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법사위에서 불거진 '추·나 대전'이 무대를 옮겨 경기도에서 펼쳐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지역이다. 경기지사 선거는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차기 총선·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갖는다. 최근 '여권 텃밭'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김동연 경기지사라는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분위기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국정운영 성과와 국민의힘의 개혁 성패 등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에서는 추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김동연 현 지사를 비롯해 민주당 김병주·이언주·한준호 최고위원, 수원시장 출신인 염태영 의원, 6선의 조정식 의원 등이 여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실상 추 의원으로 후보군이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아직 선거까지 약 8개월이라는 기간이 남은 만큼 후보군에 오른 인사들은 직접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당원들에게 출마 여부를 묻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야권에서는 나 의원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경기지사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나 의원은 출마설에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지만, 국민의힘 내에서는 차출론이 힘을 받고 있다.이밖에 국민의힘 김은혜·김선교 의원,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원유철 전 의원, 4선 출신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야권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김은혜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0.15%포인트라는 근소한 차로 고배를 마셨다.관건은 추 의원과 나 의원 간의 대결 성사 여부다. 최근 추 의원은 법사위에서 야당 간사로 지명된 나 의원의 간사 선임 안건을 거부하면서 추·나 갈등에 불을 지폈다. 국민의힘은 추 의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고, 추 의원은 나 의원에게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말해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추 의원은 법사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 실시 안건을 당 지도부와 사전에 논의하지 않고 밀어붙여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친명(친이재명)계인 김영진 의원조차 "급발진"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추·나 대전에 대해서는 "전쟁의 결과가 적절하거나 좋았던 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추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자기 정치'에 나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지사 나오려고 눈이 돌았다"고 표현했다.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내 경선에서는 '개딸'(개혁의딸)의 목소리가 크다. 경기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개딸에게 호소하는 것"이라며 "당대표와도 싸우겠다, 정청래보다 내가 더 세다,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 ▲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여권 텃밭'으로 불리는 경기도의 역대 도지사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유권자의 뚜렷한 이념 편향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민선 1기 지방선거가 치러진 1995년 이래로 경기지사는 민주당 계열 후보가 3회(임창렬·이재명·김동연),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5회(이인제·손학규·김문수 2회·남경필) 당선됐다. 오히려 국민의힘 당선 숫자가 더 많다.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된 이후 김동연 지사의 당선까지 민주당이 최근 연달아 승리하면서 유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경기도 60석 중 민주당이 53석을 가져갔다. 또 올해 대선에서 이 대통령 득표율은 경기도에서 과반을 기록했다.경기도 유권자 수는 전체 유권자의 26%로 전국에서 가장 많아, 인구 구성이 다양하여 선거 판세를 예단하기 어렵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선거 직전까지 급변하는 정국에 따라 지금의 여야 지지율도 변동 가능성이 높다.경기도 정책 공약, 중도층 표심 향방, 당내 지지층 결집력 등도 선거 판세를 결정할 중요 요소로 꼽힌다.박상병 평론가는 "막연한 얘기지만 내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지 않겠나"라면서 "중요한 건 민주당 경선이다. 경기지사에 당선된다는 건 차기 대선주자라는 의미가 있다. 당내 경쟁이 굉장히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이재명 정부도 지금 불안하다.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41%를 얻었다. 다시 말하면 이 대통령에 대한 혐오감이 높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극우와 단절하고 지도 체제에 대한 체질 개선을 하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최수영 정치평론가도 내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봤다. 경기도의 유권자 지형이 진보 진영 쪽으로 넘어갔고,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이 여전히 먹히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다만 "여권 지지율이 출렁이고 중도층 이탈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출구 전략 없이 과도한 사법개혁 등을 밀어붙이는 건 변수"라면서 "경기 지역은 실물경제에 민감한 4050세대가 많이 사는 곳이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나 부동산 정책 등에 따라 표심이 요동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