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롯데콘서트홀 마티네 콘서트 '황수미의 사운드트랙' 3차례 걸쳐 진행피아니스트 방은현 반주…테너 김우경, 뮤지컬 배우 카이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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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프라노 황수미가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5 롯데콘서트홀 마티네-황수미의 사운드트랙' 기자간담회에서 푸치니 오페라 '제비'의 아리아 '도레타의 아름다운 꿈'을 열창하고 있다.ⓒ롯데문화재단
'누가 도레타가 지닌 아름다운 꿈을 짐작할 수 있을까. 그녀의 신비로움은 어떻게 끝을 맺었을까. 어느 날 한 대학생이 도레타의 입술에 키스를 했고, 그 키스는 전율이었네. 그것은 열정, 미친 사랑, 도취의 행복. 그토록 열렬히 타오르는 키스의 감미로움을 이 세상 누가 다시 묘사할 수 있을까. 오! 나의 꿈, 오! 나의 삶…'푸치니 오페라 '라 론디네(제비)' 1막에서 등장하는 마그다의 아리아 '도레타의 아름다운 꿈'. 부드럽고 서정적인 목소리의 리릭 소프라노 황수미(39)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니스트 방은현의 반주에 맞춰 불렀다.황수미가 자신의 이름을 딴 음악회에서 기획과 진행·노래를 동시에 맡는다. 2025 롯데콘서트홀 마티네 콘서트 '황수미의 사운드트랙'이 9월 18일, 10월 16일, 11월 20일 세 차례에 걸쳐 선보인다. "원래는 주크박스라고 하려다가 사운드트랙으로 결정했다. 세 번의 공연에서 세 가지 버전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이날 황수미는 "항상 제안한 연주만 열심히 준비하고 참여했는데, 이번 공연은 기획까지 제안을 주셨다. 성악가로서 지평을 넓히는 게 사명이고, 음악적인 교감을 나누는 동료들 함께하는 기쁨도 중요하다"며 "처음 조금 고민했지만 언제 제 이름을 건 마티네 공연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
- ▲ 소프라노 황수미가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5 롯데콘서트홀 마티네-황수미의 사운드트랙'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롯데문화재단
9월 첫 무대는 다채로운 가곡으로 채워진다. 한국 가곡 윤학준의 '마중'·'별', 로베르트 슈만 '헌정', 클라라 슈만 '나는 어두운 꿈속에 서 있었네', 레이날도 안 '사랑에 빠진 여인'·'내 노래에 날개가 있다면' 등을 들려준다. 게스트로 테너 김우경(58), 피아니스트 안종도(39)가 출연한다.황수미는 "슈만의 가곡을 가장 좋아한다. 슈만의 음악은 젊고 맑은 사운드를 유지하면서 특유의 우울감이 들어있는 곡들이 아름답게 느껴진다"며 "슈만의 가곡을 가장 잘 소화하는 연주자로 김우경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한 편의 드라마같은 공연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두 번째 사운드트랙에서는 메조 소프라노 정세라, 테너 김효종, 바리톤 이동환 등과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를 콘서트 오페라의 축약버전으로 꾸민다. "마티네 콘서트다보니 시간적 제약이 있다. 오페라 한 편을 재미있게 각색하거나 기획해서 훨씬 더 짜임새 있는 공연으로 선사하고 싶었다.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아침에 듣기 좋다."마지막 무대의 주제는 '시네마'다. 뮤지컬 배우 카이(정기열), 음악감독 이성준(44)이 함께하며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프랑켄슈타인', '벤허', '팬텀' 등의 넘버를 감상할 수 있다. 이성준 음악감독은 지난해 기획공연을 통해 친분을 쌓았고, 카이(44)는 서울대 음대 선배다. -
- ▲ 지난 4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 '파우스트'에서 마르그리트 역의 소프라노 황수미가 노래하고 있다.ⓒ세종문화회관
황수미는 대학교 때 뮤지컬 '대장금' 오디션에 떨어진 사연을 털어놓으며 카이에게 진로 상담을 했던 사연을 전했다. "성악에 대한 확신이 없던 학부 시절, 뮤지컬 분야로 전공을 선택한 정기열 오빠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당시 오빠가 짜장면을 사주면서 뮤지컬에 도전을 해보라고 다독여줬고, 후회하기 전에 오디션에 도전했다. 떨어진 덕분에 재빨리 접고 성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황수미는 서울대에서 윤현주를 사사했고, 독일 뮌헨 음대에서 오페라와 리트·오라토리오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2014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했으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 화제를 모았다. 2022년부터 경희대 음악대학 성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황수미는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백작부인)과 '마술피리'(파미나 공주), 푸치니 '라 보엠'(미미), 구노 '파우스트'(마르그리트), 창작오페라 '물의 정령'(공주) 등 한국에서 공연되는 오페라에서 리릭 소프라노 배역을 도맡아 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역량을 과하게 벗어나는 작품의 캐릭터는 고사한다.그는 "아시아인이다 보니 유럽에서 '나비부인'의 초초상 역으로 출연 제안을 많이 받았다. 그 역할은 제가 아리아는 부를 수 있지만 전체를 감당하기에는 목소리, 체력적 면에서 적합하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해 거절했다"면서 "더 늙기 전에 도니체티 '사랑의 묘약', 모차르트 '이도메네오', 베르디 '라트라비아타'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