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격노 없었다는 주장 그대로인지" 침묵한 채 입장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 대통령실 회의 핵심 참석자해병대 예비역 연대 "내란범", "일본인이냐" 외쳐
  • ▲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오후 2시 54분께 소환 조사를 위해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으로 들어오고 있다. ⓒ정혜영 기자
    ▲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오후 2시 54분께 소환 조사를 위해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으로 들어오고 있다. ⓒ정혜영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이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소환했다. 김 전 차장은 'VIP 격노설'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대통령실 회의에 참석한 인물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는지 등 당시 회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핵심 피의자다.

    김 전 차장은 이날 오후 2시 54분께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도착했다.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없었다는 주장이 그대로인지", "이첩 보류 지시는 윤 전 대통령과 무관한지", "2023년 8월 8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정말 없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사무실로 향했다.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김 전 차장의 출석에 앞서 특검 사무실 앞에 모여 "내란범" 등의 문구를 외쳤다. 단체는 김 전 차장의 뒤를 따르며 "당신 일본인이냐 한국인이냐", "내란범" 등을 재차 외쳤다.

    김 전 차장은 'VIP 격노설'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다. 그는 2023년 7월 31일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격노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시작점으로 꼽힌다. 

    김 전 차장은 안보실 1차장으로서 외교·국방 정책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기에, 이 보고와 대통령의 반응을 직접 접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회의 직후 국방부의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의중을 전달하거나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54분께 용산 대통령실 명의의 전화(02-800-7070)를 받은 뒤, 김계환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한 바 있다. 

    김 전 차장은 이 전 장관의 전화 지시 전후, 대통령실과 국방부 간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특검은 그의 진술과 증거를 통해 '윤 전 대통령 격노'가 수사 외압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고,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와 책임 소재를 밝힐 방침이다.
  • ▲ 해병대 예비역 연대가 11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따라가며
    ▲ 해병대 예비역 연대가 11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따라가며 "당신 일본인이냐 한국인이냐", "내란범" 등을 외치고 있다. ⓒ정혜영 기자